‘철벽 소방수’ 유동훈, 기아 구하기

입력 2009.09.1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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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군단 마무리 투수 유동훈(32.KIA 타이거즈)이 높은 집중력과 강심장이 동시에 요구되는 살얼음 승부에서 철벽 소방수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사상 유례없는 정규리그 막판 순위 다툼으로 거의 모든 경기에서 숨막히는 승부가 펼쳐지는 최근 프로야구에서 KIA는 행운이 깃든 팀이라 부를 만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확실하게 승리를 지켜줄 유동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훈은 1위 사수 전선에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며 '0점대 평균자책점-20세이브' 고지의 9부 능선에 올랐다.
유동훈은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시즌 20세이브를 따냈다.
조범현 KIA 감독은 투아웃 풀베이스가 되자 주저 없이 유동훈 카드를 빼들었다. 2사 후 스트라이크 낫아웃과 내야실책 등으로 주자를 내보낸 탓에 자칫 역전 분위기로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유동훈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듯 대타 조재호를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해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이어 9회에는 김일경과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숭용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무사히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유동훈은 이날 세이브를 추가해 한 시즌 0점대 평균자책점-20세이브 달성에도 파란 불을 켰다. 이 기록은 선동렬(당시 해태) 삼성 감독이 1993년(평균자책점 0.78-31세이브), 1995년(평균자책점 0.49-33세이브) 두 차례 작성했고, 정대현(SK)이 2007년(평균자책점 0.92-27세이브) 한 차례 올렸다. 딱 세 차례만 기록된 철벽 고지인 셈이다.
유동훈이 남은 경기에서 크게 무너져 방어율이 1점대로 치솟지만 않는다면 무난하게 이 기록에 도달할 수 있다.
또 유동훈은 7월30일 롯데와 사직경기 이후 13경기 연속 세이브 기록을 이어갔다. 진필중(두산, 2000년)과 함께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15경기 연속 세이브로 1위인 정재훈(두산, 2006년)에게는 2개 차로 다가섰다.
아울러 2위 SK에 0.5경기차로 쫓기는 KIA로서도 이날 승리가 무척이나 값졌다. 만약 KIA가 패했다면 이날 LG에 승리한 SK에 1위 자리를 내줘야했다.
유동훈은 "마운드에 오르면서 싱커와 커브 등 변화구로 승부하자고 결심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의식하지 않는다. 매경기에서 팀 승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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