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협, 김호철 감독 해임…차상현 대행

입력 2009.09.21 (17:49)

수정 2009.09.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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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폭행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대한배구협회가 사실상 대한체육회(KOC)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남자대표팀 사령탑을 경질했다.
배구협회는 21일 강동구 성내동 협회 사무실에서 상무이사회를 열어 김호철(54) 감독을 해임하고 후임 감독에 차상현(35) 대표팀 트레이너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19일 태릉선수촌을 나와 수원에서 선수들과 훈련 중인 차 감독대행은 조만간 트레이너 1명을 지명하고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추스른 뒤 24일 제15회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릴 필리핀 마닐라로 떠난다.
협회는 김호철 감독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상급단체인 KOC의 권유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앞서 KOC는 이날 오전 태릉선수촌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지난 17일 박철우(24.현대캐피탈)를 때린 대표팀 이상열(44) 코치를 선수촌장 명의로 담당서인 노원경찰서에 형사 고발하기로 하고 협회에 지휘 책임을 물어 김호철 감독을 해임할 것을 권고했다.
김의진 협회 홍보이사는 "김 감독이 '데리고 있던 이 코치가 형사고발을 당한 마당에 감독인 내가 선수단을 이끌고 대회에 갈만한 처지가 못된다. 사의를 수용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면서 "외부에서 새 감독을 선임할 시간이 없어 차상현 트레이너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박철우가 지난 18일 저녁 이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언론에 폭로한 다음날 협회에 사의를 표명했지만 당시 협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대를 졸업하고 실업배구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차 감독대행은 2004년 청소년대표팀 코치를 역임했고 2005년 프로배구 LIG 코치를 거쳐 2007년부터 상무에서 코치로 활약 중이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대표팀 트레이너를 맡아 팀 사정에 익숙한 편이지만 사령탑을 맡은 경험이 없어 이번 대회에서 감독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협회는 상무이사회에 이어 곧바로 선수보호위원회도 열어 19일 상무이사회에서 결정한 이상열 코치에 대한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확정했다.
회의를 주재한 홍양자 협회 부회장은 "협회 고문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선수와 지도자 양자의 처지를 모두 생각했다. 이 코치의 폭행 행위가 결코 가볍지 않지만 국가대표로 7년간 뛰면서 국위를 선양했고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코치로 금메달을 따는데 기여한 공로가 적지 않다고 판단돼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KOC 선수보호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코치에 대한 형사고발만큼은 취하에 줄 것을 다시 한번 KOC에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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