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신의손 도움’…아일랜드 발칵

입력 2009.11.19 (14:10)

수정 2009.11.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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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축구대표팀 간판 공격수 티에리 앙리(32.FC바르셀로나)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예선 마지막 플레이오프에서 저지른 핸드볼 반칙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앙리는 1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아일랜드와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1로 뒤지던 연장 13분 윌리엄 갈라스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1-1 무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프랑스는 이번 무승부로 1, 2차전 점수 합계에서 2-1로 앞서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2차전 프랑스-아일랜드 경기, 프랑스 티에리 앙리(왼쪽)가 손으로 공을 멈춘 후 아일랜드 셰이 기븐 골키퍼(오른쪽)를 피해 팀 동료 윌리엄 갈라스의 동점골을 어시스트 하고 있다. 프랑스는 갈라스의 동점골로 1대1 무승부를 기록, 1·2차전 합계 2대1로 아일랜드를 제치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AP=연합뉴스]

그런데 앙리가 득점 과정에서 도움을 주려고 손을 이용해 고의로 공을 건드린 장면이 '제2의 신의 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 앙리는 중앙선 부근에서 길게 올라온 프리킥을 보고 상대 문전으로 쇄도했다. 하지만 앙리는 크게 튄 볼을 트래핑하는 게 여의치 않은 듯 왼손을 갖다대며 공을 멈춘 뒤 오른발로 갈라스에게 패스를 했고 갈라스는 머리로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곧바로 아일랜드 감독과 골키퍼, 수비수들이 일제히 격렬하게 항의했다. 심판에게도 다가가 '핸드볼 반칙'을 지적했지만 주심 마틴 한손은 그대로 득점을 인정했다.
게다가 프리킥 시점에서 앙리와 일부 프랑스 선수의 위치도 오프사이드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중으로 논란이 된 이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다양한 각도에서 잡히면서 아일랜드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아일랜드 주장 로비 킨은 "앙리는 분명히 톱 플레이어지만 그것은 확실한 핸드볼이었다. 공을 거의 잡다시피 했다"면서 분을 삭이지 못했다.
앙리도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솔직히 그것은 핸드볼이었다"고 사실상 오심을 인정했다.
그러나 앙리는 "나는 플레이를 한 것이고 심판은 그것을 인정했다. 나는 심판이 아니다"면서 골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외신과 축구 전문 사이트에서는 앙리의 어시스트를 두고 '신의 손'이 다시 나왔다고 전하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더선은 '신의 손'이란 타이틀 아래 "앙리가 마라도나처럼 용케 면했다"라고 전했다.
현재 아르헨티나 사령탑을 맡은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에서 핸드볼 파울로 골망을 출렁이며 득점으로는 인정을 받았지만 평생 `신의 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이 때문에 앙리의 핸드볼 파울도 심판의 재량권으로 인정돼 재경기까지 치러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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