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치열한 생존 경쟁 ‘서막 올랐다’

입력 2009.12.10 (11:39)

수정 2009.12.1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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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백업 요원과 수비진의 세대교체에 신경을 많이 쓰겠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뛰고 싶어하는 국내파 K-리그 선수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0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1월 3일 시작해 3주 일정으로 치러지는 국외 전지훈련(남아프리카공화국.스페인)에 대비한 35명의 국내파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사진 : 노병준, 이재성, 김신욱, 이승렬, 김보경, 구자철.(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미 검증이 끝난 유럽파 선수들과 아직 소집공문에 대한 응답이 없는 일본 J-리그 소속 5명의 선수가 모두 명단에서 빠졌지만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월드컵에서 활약한 ’새내기 스타’들과 올해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낯익은 얼굴들이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명단에 이름만 올렸다고 이들이 전부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아니다. 오는 26~27일 이틀간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체력훈련을 통해 35명의 인원 중 25명 안팎의 선수만 해외 전지훈련에 데려가기로 했다.



이 때문에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소집 대상 선수들에게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차원에서 예정보다 일찍 예비명단을 발표했고, K-리그 구단들의 협조를 얻어 이틀간 체력 테스트를 하게 됐다.



이번 명단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포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인 ’백전노장’ 노병준(포항)과 올해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에 앞장섰던 김보경(홍익대), 구자철(제주), 이승렬(서울) 등 3총사, 수원의 젊은 수비수 이재성 및 울산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 등 ’젊은 피’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기존 대표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주면서 쓸만한 재목을 건지겠다는 허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허 감독은 "젊은 수비수에게 기회를 줌으로서 기존 멤버들과 경쟁을 시키는 게 필요하다. 또 세대교체를 위해선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대표팀에 있어야 한다"라며 "장신 공격수를 포함한 것 역시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보완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재성은 올해 수원 유니폼을 입은 새내기 수비수다. 드래프트에서 수원 차범근 감독이 1순위로 뽑았던 이재성은 187㎝의 장신에 점프력이 좋아 제공권 장악이 뛰어나다는 게 허 감독의 칭찬이다.



이재성은 지난 4월 K-리그 데뷔전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후반기부터 수원의 백업 수비수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예비명단에 뽑혔다.



새로운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떠오른 김신욱 역시 올해 K-리그 ’루키’로 27경기에 출전해 7골 1도움을 기록했다. 196㎝의 장신을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김신욱은 이동국(전북)의 백업 자원으로 허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허 감독은 "박주영(AS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는 뛰어난 공격수지만 타깃맨으로서 능력은 그에 못 미친다"라며 "이동국과 하태균을 비롯해 김신욱 등은 제공권이 뛰어나고 체력도 좋다"라고 칭찬했다.



그는 그러나 "제공권과 몸싸움은 기본이다. 무엇보다 상대 수비수를 무너뜨리고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능력이 필요하다"라며 혹독한 경쟁을 주문했다.



또 올해 포항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큰 역할을 했던 ’30세 노장’ 노병준도 무려 9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 기회를 얻은 것도 눈에 띈다.



노병준은 지난 2000년 4월 아시안컵 1차 예선 때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허정무 감독에게 발탁됐었고, 이후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9년 8개월여 만에 다시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기회를 얻었다.



허 감독은 "몇 분을 뛰더라도 지금 같은 모습이나 그 이상을 보여준다면 만족스러울 것"이라며 조커 요원으로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의 수제자인 구자철과 김보경, 이승렬도 선배들을 상대로 도전장을 냈다. 세 명은 경험은 부족하지만 젊은 패기로 대표팀의 국내파 주전 경쟁 관문을 뚫겠다는 각오다.



남아공 희망봉으로 가는 월드컵호에 승선하려는 예비 태극전사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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