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거대한 난민촌’…현지 르포

입력 2010.01.17 (21:47)

<앵커 멘트>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도시 전체가 난민촌이 돼가고 있다고 합니다.

구호품 전달은 늦어지고 딱한 생존자들의 절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이충형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아이티의 최대 건축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앙상한 외벽만 남았습니다.

붕괴는 순식간이었고 대주교를 비롯해 신자 2백여 명이 그 자리에서 매몰돼 숨졌습니다.

<녹취> 대성당 신자:"3,4초만에 일어난 일입니다.겨를도 없이 무너졌습니다."

도시 전체에 성한 건물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관공서에서부터 상가, 주택가 할 것 없이 참담한 쑥대밭이 됐습니다.

산 언덕에 자리잡은 서민들의 판자촌은 모두 흩어져내렸습니다.

'신이 아이티를 버렸다'는 절망이 터져 나올 정도로 도시는 생지옥의 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수십만 명으로 추산되기만 할뿐, 사망자 수는 집계조차 불가능합니다.

도심 거리 곳곳에는 아직도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어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아이티 최대의 종합병원 앞.

아직도 처리하지 못한 시신 천 5백여 구가 길바닥에 쌓여 있습니다.

구조 인력이 없어 저마다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헤치지만 극적으로 생존자가 나오기도 합니다.

<녹취> 포르토 프랭스 시민:"여기를 파내주세요. 그러면 두 여자를 꺼낼수 있어요."

병원들은 고통받는 환자들의 절규로 가득합니다.

몰려든 환자들이 대부분 길거리에 누워있지만 도움의 손길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이티 정부의 상징이랄수 있는 대통령궁도 저렇게 허물어진채 방치되고 있습니다.실제로 지진 이후 아이티에는 국가의 행정기능이 마비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도착한 구호 물품들이 나눠줄 주체가 없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포르토프랭스 시민:"우리 모두는 정부에 반대합니다.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심 광장이나 공터들은 집을 잃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발디딜 틈도 없는 난민 수용소로 변했습니다.

<인터뷰>포르토프랭스 시민:"지금 나눠주고 있는 마스크와 전염병을 막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상 유례 없는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도시.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지 사람들에겐 아직 절망과 고통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아이티 포르토 프랭스에서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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