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일본, 한국에 거센 도전!

입력 2010.02.12 (11:54)

수정 2010.02.1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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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인 14일 일본 도쿄에서 2010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인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 간 맞대결이 벌어진다.

중국과 2차전에서 0-3으로 참패한 한국으로서는 영원한 맞수 일본과 경기는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2회 연속 우승을 노린 한국(1무1패)의 도전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감독의 전술이나 선수 기용, 선수들의 투지 등 모든 면에서 완패하면서 중국에 사상 처음으로 무릎 꿇자 축구팬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하지만 일본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기고 나서 홍콩을 3-0으로 이겨 체면치레는 했지만, 축구팬들의 불신은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일본(1승1무)은 한국에 대승을 거둬야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최약체 홍콩(2패)과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중국(1승1무)이 정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

오카다 다케시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한국도 4강에 진출하는데 일본은 못할 이유가 있느냐"면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목표는 4강이라고 씩씩하게 말해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한국과 최종전에서 최정예로 승부하겠다', `빨리 한국과 맞붙고 싶다'는 등의 말을 되풀이했다.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남아공월드컵 4강 도전의 선결 과제로 내걸고 한국을 제물 삼아 월드컵 본선을 성공적으로 치를 동력으로 흡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중국과 경기에서 상대의 페널티킥 실축 덕에 겨우 무승부를 거두는 등 졸전을 펼쳤고, 홍콩과 대결에서는 시원스런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오카다 감독은 벌써 거짓말쟁이로 몰리는 분위기다.

월드컵 본선에서 4강은커녕 조별리그 통과부터 불안해하는 상황이 됐다.

일본도 미드필더 나카무라 순스케(에스파뇰), 마쓰이 다이스케(그레노블), 하세베 마코토(볼푸스부르크)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주축들이 빠지고 J-리거들로만 이번 대표팀을 꾸렸다.

일본 국내파들에게도 이번 한·일전은 남아공 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탁 여부를 가를 마지막 시험 무대다.

일본 대표팀은 골 갈증에 시달리는 공격진의 분발이 시급하다.

일본은 지난 2일 베네수엘라와 평가전, 지난 6일 중국과 동아시아선수권 개막전에서 득점 없이 비기면서 여론에 호된 질책을 받았다.

홍콩을 맞아 세 골을 몰아치면서 한숨 돌렸지만, 약체를 상대로 총공세를 쏟아부어 우격다짐으로 끌어낸 결과라서 평가절하되는 분위기다.

공격진의 파괴력 부족은 월드컵 예선 때부터 지적돼온 사안으로, 오카다 감독의 최대 근심거리다.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 골을 터뜨린 선수는 수비수 나카자와 유지, 다나카 툴리오, 미드필더 엔도 요시토, 나카무라 순스케, 나카무라 겐고 등 11명이나 된다.

하지만 공격수 중에서 두 골 이상 넣은 선수는 오쿠보 요시토가 유일하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가 득점력을 가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확실한 `킬러'가 없다는 것은 큰 고민이다.

골에 대한 부담을 보여주듯 일본은 홍콩과 2차전에서 승부가 이미 갈렸음에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줄이고 포워드를 3명이나 배치했다. 중앙 수비수도 공격진에 깊숙이 가담시키는 등의 변칙 전술을 구사했다.

일본은 또 파괴력을 늘리려고 공수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특명을 받은 베테랑 미드필더 오가사와라 미쓰오를 3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시켰고, 월드컵 예선에서 출전하지 않았던 장신 포워드 히라야마 소타도 조커로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골 가뭄과 대표팀에 대한 인기 하락 등 전반적 위기를 맞은 일본이 한국을 희생양 삼아 활력을 되찾자는 각오라서 한국은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을 맞을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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