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싸운 금호, 불안한 내일 ‘기대·걱정’

입력 2010.03.24 (10:11)

 여자 프로농구 구리 금호생명이 2009-2010시즌을 마쳤다.



23일 열린 안산 신한은행과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4-72로 져 3패로 탈락한 금호생명은 그러나 이번 시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쳐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 시즌까지는 풍부한 가용 인원이 장점이었던 금호생명은 올해는 그와는 정반대로 선수 부족에 시즌 내내 시달려야 했다.



베테랑 가드 이언주가 은퇴했고 포워드 조은주는 첫 경기에 무릎을 다쳐 그대로 시즌을 접은 것이 컸다.



슈터 한채진은 시즌 초반 손등뼈 골절로 3주가량 벤치에 머물렀고 김보미는 동아시아대회 대표에 뽑혀 역시 3주 가까이 정상적인 활용이 어려웠다.



팀의 간판 신정자도 개막을 1개월 정도 앞두고 대표팀 훈련 과정에서 손가락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탓에 대부분 전문가가 ’올해는 금호생명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금호생명은 강지숙, 신정자, 이경은, 한채진, 정미란, 김보미 등 6명으로 시즌 전체를 운영하다시피 하면서도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시즌 내내 3위를 달렸다.



시즌 막판 천안 국민은행이 8연승으로 치고 올라오는 바람에 1경기 차 4위로 밀렸지만 ’최강’ 신한은행과 4강전에서도 세 경기 내내 접전을 펼치며 끈질기게 저항했다.



4강 상대였던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도 "부상자가 많아 6명으로 시즌을 치르면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팀 컬러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험만 더 쌓는다면 훌륭한 팀이 될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이상윤 금호생명 감독은 "선수들이 많지 않아 충분히 쉬게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강지숙, 정미란은 무릎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참고 뛰었다"며 "이번 시즌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여건을 딛고 선전을 펼친 금호생명의 앞날에는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먼저 가드 이경은(23)이 이번 시즌 많은 성장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김보미(24), 한채진(26)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쌓았다.



또 신정자가 리그의 톱 클래스 선수로 자리를 잡았고 조은주, 김진영 등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이 합류하면 올해보다 더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2006년 여름리그와 2007년 겨울리그에 연속 꼴찌를 했던 금호생명이 이후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간 성과를 작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모기업인 금호생명이 산업은행에 매각되면서 농구단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선수단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마음 한구석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신임 최익종 사장이 플레이오프 2, 3차전을 모두 직접 관전하며 선수단을 격려해 농구단 존속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있다.



신정자, 강지숙, 김보미 등 주요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점도 다음 시즌을 앞둔 금호생명의 변수다.



다음 시즌 금호생명이 어떤 모습으로 코트에 설 수 있을지 많은 농구 팬들이 기대와 걱정이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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