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공격 원천 봉쇄 ‘5백 선택?’

입력 2010.06.10 (07:05)

수정 2010.06.1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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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수비로 공격진 애태울 듯

빅매치 해결사 하리스테아스 `한방' 절대 조심


한국과 그리스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리스 축구 대표팀의 전형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리스축구협회와 그리스 취재기자 등에 따르면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자신이 보여준 습관대로 경기 시작시각 직전에야 선발 출전자들을 라커룸에서 통보할 예정이다.

하지만 더반 노스우드 스쿨에서 치러지는 연습경기 등 훈련과 협회 관계자, 그리스 취재기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주전의 윤곽은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5백∼7백' 수비라인 가동

그리스 대표팀은 오토 레하겔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경기에는 수비라인에 5명을 포진하는 5백(5-back) 시스템을 구사했다.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는 포백(4-back) 수비를 구사해왔으나 지지 말아야 하거나 공격이 활발한 팀에는 수비가 더 두터운 5백 수비를 가동했다.

5백은 좌우에 있는 날개들이 미드필더와 전방을 오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스리백(3-back)과 같은 말로 통한다.

하지만 그리스는 수비 일변도 전술이 일상화한 만큼 그리스 취재기자와 협회 관계자는 `3-4-3' 포메이션보다는 `5-2-3' 포메이션이라는 말을 썼다.

미드필더 2명이 순간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 수비가 7명으로 두터워지고 한국으로서는 위험지역에 공간을 만들기가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재미없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중요한 경기에서는 이런 수비 일변도의 전형을 즐겨 구사해왔다.

작년 11월 우크라이나와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5백을 가동해 홈에서 0-0으로 버티고 원정에서 후반에 넣은 1골을 지켜 본선 출전권을 낚았다.

그리스는 한국과 1차전이 월드컵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경기'로 선언한 바 있으며 최근 북한,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포백으로 낙심한 바 있어 5백을 들고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장신 공격수 하리스테아스 주의보

그리스 훈련장에서는 붙박이 주전으로 인식되는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프랑크푸르트)와 디미트리오스 살핑기디스(파나티나이코스) 가운데 한 명이 선발라인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골잡이 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30.뉘른베르크)가 191㎝의 큰 키를 자랑하기 때문에 공중볼로 승부수를 던지려면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게카스(179㎝)와 살핑기디스(172㎝)가 배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게 되면 그리스의 스리톱 공격진에는 하리스테아스를 중심으로 좌우에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과 살핑기디스가 서거나, 게카스를 중심으로 좌우에 사마라스와 하리스테아스가 포진하게 된다.

그리스 `메가TV'의 알렉스 알렉스 소티로풀로스 축구전문 기자는 "레하겔 감독의 마음은 키가 큰 선수들에게 기울었다"며 "살핑기디스는 한국과 경기에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리스테아스는 상대를 압도하는 큰 체격임에도 비교적 몸(82㎏)이 가벼워 위협적인 헤딩슛이나 헤딩패스를 구사하기 때문에 한국의 경계대상 1호가 될 전망이다.

하리스테아스는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 프랑스와 4강전, 포르투갈과 결승전에서 각각 1-0 승리를 책임지는 결승골을 터뜨린 `빅매치 해결사'다.

◇전문키커 카라구니스도 요주의

중앙 미드필드 포진할 2명으로는 요르고스 카라구니스와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이상 파나티나이코스)가 낙점을 받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카라구니스는 그리스 대표팀에서 전담 키커를 맡고 있다.

그리스 선수들은 그리스가 한국에 대해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마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라고 강조해왔으며 승부수는 공중볼이라고 아예 타령을 부르고 있다.

위협적인 공중볼 기회가 카라구니스의 발끝에서 시작될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라구니스는 드리블과 슈팅, 패스 등을 모두 잘하는 선수로 파악돼 있으며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나 아크 좌우에서 때리는 프리킥이 위협적이다.

이탈리아 인테르 밀란과 포르투갈 벤피카 등을 거쳐 그리스로 돌아온 베테랑으로서 그리스의 유로2004 우승의 주역이기도 하다.

◇공수 윤활유 카추라니스

중앙 미드필더와 오른쪽 미드필더에다 중앙 수비수까지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카추라니스는 그리스 전력의 윤활유다.

훈련장에서 파악되기로 그는 일단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앙 수비수로 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바실리오스 토로시디스, 아브람 파파도풀로스(이상 올림피아코스), 소크라티스 파파스타소풀로스(제노아),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리버풀), 루카스 빈트라(파나티나이코스)가 출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추라니스가 파파도풀로스 대신 수비에 들어가면 중앙 미드필더로 알렉산드로스 졸리스(시에나)가 대신 나오게 된다.

카추라니스는 탁월한 지구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고 있으며 전술 이해도가 높아 레하겔 감독의 깊은 신뢰를 얻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비라인에서 역습을 위한 긴 패스를 내주곤 하던 방겔리스 모라스(볼로냐)가 부상으로 한국과 경기에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카추라니스가 공백을 가능성이 나온다.

그는 `리베로'로서 박주영이나 박지성을 대인 방어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스축구협회와 취재진은 박지성과 박주영의 컨디션을 한국 취재진을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하려고 하는 욕구를 자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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