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사마라스, 동지에서 적으로!

입력 2010.06.10 (08:03)

기성용-사마라스 살 떨리는 `결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는 클럽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갑자기 서로 창끝을 겨누게 된 스타들의 인연이 야릇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1)과 그리스 대표팀의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25)도 그런 케이스의 하나다.

둘은 기성용이 작년 12월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셀틱에 입단하면서 긴 시즌을 동고동락하는 동료가 됐다.

하지만 한국과 그리스가 B조에 편성돼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대회 참가의 성패를 가르는 첫 경기를 치르게 됨에 따라 채 6개월도 지나기 전에 적이 됐다.

한국과 그리스는 1차전을 잡지 못한다면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워진다는 처지가 똑같아서 상대에 대한 투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사마라스는 조별리그가 끝날 때까지 기성용을 '적'으로 대하겠다고 스스로 떠들고 다녔다.

그는 "시즌 막판에 구단에서 `기성용이 월드컵에 뛴다고 먼저 한국에 돌아간다'며 행운을 빌어주라고 했지만 나는 `나한테 행운을 빌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제 나를 보지도 마. 너를 알고 싶지도 않아"라는 뼈가 있는 농담을 기성용에게 던지기도 했다.

기성용은 이에 대해 "셀틱에서 가깝게 지냈는데 냉정하게 말하더라"며 "적으로 만나게 되니 나도 경계를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두 꽃미남 선수들은 선발 출전이 유력한 데다 미드필드에서 직접 몸싸움을 해야 할 상황도 잇따를 것으로 보여 경기를 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전망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카카(브라질)도 G조 3차전에서 만나게 돼 불꽃 튀는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에서 한솥밥을 먹는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네덜란드)와 니클라스 벤트너(덴마크)도 E조 1차전에서 외나무 대결이 불가피하다.

독일의 미하엘 발락은 잉글랜드 첼시의 동료 마이클 에시엔과 D조 3차전에서 맞붙을 뻔했으나 둘 다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으면서 `집안 싸움'은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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