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태극전사, 아르헨 넘어 16강!

입력 2010.06.15 (17:23)

수정 2010.06.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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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격파의 여세를 몰아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의 높은 벽을 허물어라.



태극전사들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이번에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유쾌한 도전’에 나선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오후 8시30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발칸반도의 복병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태극전사들은 자신감에 차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그라운드 반란’을 일으켜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허정무 감독은 그러나 아르헨티나보다 16강 진출 여부를 판가름할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 올인하겠다며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즐겨라"며 신바람 축구를 주문했다. 허 감독은 그러면서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겼다"며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삼바군단’ 브라질과 함께 남미축구의 쌍벽을 이루는 아르헨티나는 쉽지 않은 상대다.



아르헨티나는 안방에서 열렸던 1978년 월드컵과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8강에 올라 6위를 차지한 강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통산 랭킹이 4위로 30위의 한국보다 훨씬 높다. 현재 FIFA 랭킹도 한국(47위)이 아르헨티나(7위)보다 무려 40계단이 낮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안방에서 4강 신화를 창조했지만 나머지 6차례 대회에서는 한 번도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가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목표 달성에 최대 장애물인 셈이다.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은 2전 전패로 아르헨티나의 높은 벽에 막혔다.



한국이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나 박창선이 월드컵 1호골을 사냥했지만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2003년 6월11일 서울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도 0-1로 덜미를 잡혔다. 청소년 대표팀 전적까지 포함하면 1무5패의 절대적인 열세다.



허정무호는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2승으로 일찌감치 16강 티켓을 확정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자신감을 충전하며 상승세를 탄 태극전사들로서는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특히 남아공 입성 직전인 지난 3일 아르헨티나를 가상한 `무적함대’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0-1 패배에도 팽팽한 접전을 펼쳐 한국 선수들 사이에 아르헨티나도 해볼 만하다는 상대라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다. 무승부만 거둬도 16강 희망은 커진다.



허정무 감독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허 감독은 스페인과 모의고사 때처럼 박주영(AS모나코)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배치하는 4-2-3-1 전형을 구사한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박주영의 뒤를 받친다. 박지성은 스페인과 평가전 때 허벅지 통증 여파로 결장했지만 그리스와 1차전에선 환상적인 드리블에 이은 쐐기골로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박지성은 중앙에서 박주영의 공격 찬스를 만드는 한편 기회가 나면 직접 득점을 노린다.



좌우 날개에는 `왼발 달인’ 염기훈(수원)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청용(볼턴)이 서고 기성용(셀틱)-김정우(광주 상무) 듀오가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춘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오범석(울산)이 늘어선다. 그리스와 1차전에서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오른쪽 풀백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개인기가 좋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발이 빠른 오범석이 중용될 전망이다.



골키퍼 장갑은 백전노장 이운재(수원)를 제치고 그리스와 1차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친 정성룡(성남)이 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아르헨티나도 스트라이커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4-2-3-1 전형으로 맞불을 놓는다.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박지성과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서고 좌우 측면은 앙헬 디마리아(벤피카)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가 맡는다. 중원에선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 듀오가 경기를 조율한다. 수비진은 왼쪽부터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마르틴 데미첼리스(바이에른 뮌헨)-왈테르 사무엘(인터밀란)-호나스 구티에에레스(뉴캐슬)가 포백 라인을 형성한다. 골문은 세르히오 로메로(AZ알크마르)가 지킨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중심으로 테베스, 이과인이 공격 3각편대를 이뤄 막강 화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이 강한 압박으로 베론과 마스체라노에서 메시에게 이어지는 볼 배급을 차단하고 상대 공격수들의 숫자가 늘어날 때 빠른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린다면 예상 밖의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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