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경쟁 구도 ‘막판까지 안갯속’

입력 2010.09.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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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부터 팽팽하게 펼쳐지던 프로야구 다승왕 경쟁 구도가 막판까지 안갯속이다.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노리며 꾸준히 한두 걸음 앞서가던 류현진(23.한화)이 최근 김광현(22.SK)에 이어 양현종(22.KIA)에 따라잡히면서 왼손 세 투수가 나란히 16승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팔꿈치에 무리가 오면서 2일 삼성과 대전경기 이후 등판 일정을 잡지 않는 탓에 다승왕 경쟁은 김광현, 양현종의 2파전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최근 다승왕 경쟁의 백미는 김광현과 양현종이 함께 나선 14일 경기다.



김광현은 이날 만만한 롯데를 상대로 승수 쌓기에 나섰다. 김광현은 전날까지 사직구장 4연승 등 롯데 경기에 7승1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3회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3루타를 맞으며 공략당한 김광현은 2사 뒤 집중 3안타를 허용하면서 2실점했다. 6회 1점을 더 내주면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는 작성했지만 패전의 불명예는 피하지 못했다.



반면 양현종은 애초 선발 투수로 예정된 로만 콜론이 근육통 때문에 빠지면서 갑자기 투입됐지만 승리를 낚는 데 성공했다.



급하게 등판 지시를 받은 탓에 1회에는 2점(1자책)을 주며 흔들렸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8회 2사까지 잡고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추가 실점은 하지 않고 삼진은 11개나 올렸다.



아울러 승리까지 챙겨 시즌 16승으로 류현진, 김광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남은 경기에서는 김광현과 양현종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류현진의 등판 횟수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남은 경기에서 2차례가량 선발로 나설 수 있다. 김광현은 최근 4경기에서 1승밖에 올리지 못하며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고, 양현종은 4연패 뒤 2연승을 따내며 상승세다.



팀 순위가 거의 굳어진 상황이라 두 선수는 벤치의 배려 속에 컨디션을 조절하며 자신 있는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두 선수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최소 공동 다승왕은 확보할 수 있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1승밖에 거두지 못하면 지난해처럼 다승왕이 3명이 나오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은 "다승왕에 대한 욕심은 없다"라며 무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한 경기 정도에 등판해서 승리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류현진은 월등한 성적으로 1위를 달리는 평균자책점(1.82)과 탈삼진(187개)에 이어 공동 다승왕까지 거머쥐면서 2006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수도 있다.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며 정규리그 순위 경쟁은 마무리되고 있지만 다승왕 경쟁은 갈수록 불을 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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