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달구는 준PO ‘10번째 선수들’

입력 2010.09.30 (20:34)

수정 2010.09.3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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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려버려 두산의 이종욱!" "롯데의 강민호, 오오오오∼"

30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두산과 롯데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다이아몬드 위의 승부만큼이나 치열한 장외 응원 대결이 펼쳐졌다.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부터 '최강 롯데' 'All in V4, 두산 베어스'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관중석을 뒤덮으며 응원전은 시작됐다.

전날 첫 판을 내준 두산이 1회말 시작하자마자 안타와 볼넷으로 찬스를 잡자 하얀 막대풍선을 든 두산 팬들은 막대풍선을 두들기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롯데 팬들도 이에 질세라 투수가 삼진을 잡거나 좋은 수비가 나올 때마다 우레같은 함성을 보냈다.

6회초에는 두산 투수 김선우가 1루주자 조성환을 견제하자 롯데 팬들은 '마!'라며 고함을 치기 시작했고 두산 팬들은 '왜!'라고 응수해 온 잠실벌이 쩌렁쩌렁 울렸다.

두산 팬들은 매 회가 끝나고 치어리더들이 춤을 추는 음악에 맞춰 두산 로고가 그려진 하얀 깃발을 들고 흔들어 장관을 연출했고, 롯데 팬들은 트레이드 마크인 주황색 봉지를 머리에 뒤집어쓴 채 응원에 나서 존재감을 부각했다.

응원단장들은 단상 위에서, 때로는 크레인에도 올라타 팬들의 함성을 유도하며 응원전을 진두지휘했다.

양 팀 팬들은 간절히 승리를 바라면서도 야구장에서 응원하는 자체를 즐기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3루 외야석에 앉은 롯데의 열혈팬 정소라(21.여)씨는 '전준우 너무 떴어'라는 플래카드를 손수 준비해왔다.

정 씨는 "전준우가 비교적 덜 알려졌을 때부터 팬이었는데 어제 홈런을 쳐 MVP가 되는 바람에 인기가 너무 많아졌다.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어 만들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승패도 중요하지만 '부산갈매기'를 다 함께 부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 야구장에 온다"고 말했다.

두산 깃발을 들고 1루 응원석에 자리를 잡은 한지원(29)씨와 조완준(29)씨는 일찌감치 5차전 표도 예매했다.

김동주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한 씨는 "김동주와 양의지 등 선수들 응원가 부르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오늘은 동주 형이 홈런을 하나 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친구인 조 씨는 "어제 경기를 지긴 했지만 '어게인 2009'가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혹시나 해서 예매해뒀지만 두산이 앞으로 3연승을 해서 5차전 표가 제발 쓸모없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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