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 AG 첫 출전 은! ‘사격 희망’

입력 2010.12.13 (18:00)

수정 2010.12.13 (18:00)

 "본선 첫 발을 쏠 때 정말 긴장했어요. 그게 패인인 것 같아요"



13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사격장에서 열린 2010 장애인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공기소총 입사 1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박진호(33.청주시청)는 총을 잡은 지 5년 밖에 되지 않았다.



국제 대회라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려고 2007년에 한 차례 출전한 것이 전부. 그마저도 탈락해 베이징에는 가지 못했다.



사격 대표팀에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6년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경기대회 등 숱한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휩쓴 선배들이 버티고 있어 그는 이번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그러나 어렵게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침착하게 ’은빛 총성’을 울리며 한국 사격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박진호는 "이번 대회에 오기전에 사실 궁금한 게 많았다"면서 "이런 대회에서 내가 어떻게 쏠까하는 긴장감도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전 펼쳐진 예선에서 590점으로 살레네자다므리 세예드라므잔(이란)과 동률을 이뤘던 박진호는 결선에서 101.7점을 쏴 세예드라므잔(104.4점)에 1위를 내줬다.



부담을 느낀 탓인지 결선 첫 발에 9.8점을 쏜 타격이 컸다. 박진호는 "정말 긴장을 많이 했고 날씨가 다소 더웠던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체육학(수원대)을 전공한 스포츠맨인 그는 원래 태권도를 좋아했다.



2002년 낙상으로 휠체어를 타게 됐고, 병원에 있으면서 공부를 계속하기보다는 운동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총을 잡게 됐다.



시드니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정진완의 도움으로 2005년부터 사격을 혼자해 오던 그는 이듬해 청주시청의 입단 제의를 받고 둥지를 트게 됐고 이후 해마다 눈에 띄게 기량이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장애인체전에서 5관왕에 오르며 기량에 물이 올랐고 결국 광저우에서도 기세가 이어졌다.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공기소총 입사 종목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자신감도 넘친다.



박진호는 "선배들이 ’아시안게임은 국내 선발전 수준’이라고 하더라. 오늘 저의 평균 점수보다 낮은 기록을 내고도 은메달을 딴 것 보니 실감이 된다"고 말했다.



박진호는 오는 15일 공기소총 복사 경기에도 출전한다.



이연국 사격 대표팀 감독은 "오늘은 긴장을 했지만 끝까지 침착하게 쏘고 끈기가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박진호를 소개하면서 "지금처럼만 한다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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