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사이클 김종규 “금! 파일럿 덕분”

입력 2010.12.13 (22:21)

수정 2010.12.1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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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만 파일럿을 5번 바꿨는데…보람이 있네요"



선천적인 시각장애인인 탠덤사이클 대표 김종규(26)는 현재의 파일럿인 송종훈(18)과 호흡을 맞춘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두 사람이 함께 타는 탠덤사이클 경기에서 앞자리에 타 방향을 조정하는 파일럿은 시각장애인 선수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존재다. 둘의 호흡은 경기력으로 직결된다.



파일럿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지만 정말 호흡이 맞는 사람을 찾으려면 조금이라도 어긋난다 싶으면 가차없이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종규는 2007년 탠덤사이클을 시작했지만 그를 거쳐간 파일럿만 해도 지금까지 30명 가까이 된다.



소속팀인 부산경륜공단에 입단 예정인 송종훈과 발을 맞춘 지 40여 일 만에 그는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탠덤사이클 4㎞에서 금메달을 일궈냈다. 생애 첫 국제대회 출전이었다.



김종규는 "어제 오후부터 몸이 많이 피곤했다. 오늘 아침에도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스타트 시점이 다가오자 기분이 좋아졌다"면서 "파일럿과 호흡을 잘 맞췄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송종훈과의 시작도 녹록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근성을 발휘해 조화를 이루며 결국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김종규는 "처음에는 스타일이 파악되지 않아 호흡이 맞지 않았다"면서 "불편했지만 많이 대화하고 제가 이런저런 부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송종훈이 처음 파일럿을 해보기 때문에 제가 속도를 못 따라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로 맞추면서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시각장애인 사이클 선수들은 길을 느끼기 위해 다른 감각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김종규는 "귀를 많이 열고 피부 조직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앞사람이 타는 것을 파악해야 하고 물체가 갑자기 튀어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혼자서도 집에서 틈만 나면 페달을 밟을 정도로 지독한 연습을 통해 광저우의 영광을 안았다. 2008년 장애인체전에 나가기 전에는 파일럿과 수개월을 함께 먹고 자면서 탠덤에 대해 공부를 했을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김종규는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었으니 송종훈과 계속 하고 싶다"면서 "2012년 런던 올림픽과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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