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코치 “박찬호, 일본 타자 연구해!”

입력 2011.02.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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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선발 여부 "끝까지 비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의 후쿠마 오사무(60) 투수코치가 박찬호(38)에게 "일본 타자의 성향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쿠마 코치는 16일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 훈련 중 잠시 짬을 내 한국 취재진과 만나 전날 박찬호의 첫 실전 등판을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공 1개마다 확인하고 계획대로 던지는 모습이 확실하게 보였다"고 평가한 후쿠마 코치는 "정규 시즌 전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나 일본에는 정교한 타자들이 많기에 이들을 잘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3월25일 개막전을 앞두고 기사누키 히로시(31)와 함께 박찬호가 선발투수로 거론되는 것을 두고 후쿠마 코치는 검지손가락을 입에 가져가며 "끝까지 비밀"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어제 청백전에서 박찬호의 첫 등판을 지켜본 소감은.

▲공 1개마다 확인하고 던지는 느낌이었다.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커브가 좋았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스타일이고 하체를 많이 이용해 던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몸쪽은 물론 상황에 맞게 머릿속에 그렸던 대로 제구하는 모습이 확실히 보였다. 일본프로야구의 문화 등에 대해 항상 공부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박찬호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은 일화가 있다면.

▲처음 만나 같이 밥을 먹으면서 박찬호가 야구 이론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나도 투수로서 프로에서 12년간 뛰었다. 경험도 비슷하고 공통점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내가 한류스타 이병헌의 팬인데 박찬호가 (이병헌에게) 전화해서 나는 빼고 내 부인만 만나게 해준다고 말하더라.(웃음)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거둔 투수로서 일본 투수들이 배울 점이 있다면.

▲이제 일본 야구도 메이저리그에 점점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박찬호처럼 치밀하게 준비하는 과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박찬호는 등판일을 알려주면 그에 맞춰 차근차근 등판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등판일에 맞춰 역으로 날짜를 계산해 몸을 체계적으로 만들었다.

--박찬호가 2008년 이후 3년간 중간 계투로 뛰다 4년 만에 선발로 돌아왔다. 어떻게 페이스를 올릴 예정인가.

▲체력적으로 부담될 나이지만 박찬호가 선발로 뛰는 만큼 알아서 페이스를 잘 조절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보다 일본 타자들의 성향을 빨리 알았으면 좋겠다. 미국에서는 모든 타자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윙하지만 일본에서는 중심타선을 빼고는 스윙이 짧고 맞히는 능력이 좋아 투수를 많이 괴롭힌다. (적당한 투구 수로 타자들을 효율적으로 요리하려면 타자들의 경향을 빨리 깨우칠 필요가 있다는 뜻)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박찬호의 포심 패스트볼을 높게 칭찬했다. 투수코치로서 박찬호의 강점은 뭔가.

▲직구다. 투수의 기본으로 변화구를 살리려면 직구가 좋아야 한다. 난 변화구를 주로 던졌고 직구는 중간에 '악센트'를 주고자 뿌렸지만 박찬호는 정통파 스타일로 던져야 한다.어제 박찬호의 최고구속이 시속 139㎞에 머물렀지만 팔을 쭉 펴 공을 끝까지 몰고 와서 던지기에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는 더 빠르다.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나설 가능성은.

▲끝까지 비밀이다. (웃으며) 감독의 권한이지 투수코치에게는 권리가 없다.

--박찬호가 오릭스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팀의 맏형으로서 선수들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돼주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지켜본 상황에서 박찬호의 버릇이 있다면.

▲역시 셋포지션이다. 일본에서는 셋포지션에서 보크 상황을 자세히 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어제 보크 지적을 받고 박찬호가 적극적으로 심판에게 질문했고 잘 이해한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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