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69)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퇴임 후 SK 측이 제안한 고문 자리 등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밝혀져 야구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SK 와이번스의 한 관계자는 29일 "그룹에서 2주 전쯤 김 전 감독에게 고문 자리를 맡아달라고 했다"면서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김 전 감독이 정중히 거절했다"고 전했다.
SK는 2년 동안 연봉 등에서 사장급 대우를 해 주고 그가 SK에서 사용했던 등번호 38번을 영구결번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김 전 감독의 고사로 없던 일이 됐다.
SK가 재계약을 둘러싼 갈등 끝에 결별한 김 전 감독을 예우하려는 것은 재임 시절 업적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은 SK 부임 첫해인 2007년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는 등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나 우승했다.
신영철 SK 사장은 지난달 김 전 감독을 경질한 직후 "그동안 김 감독님이 정말 잘해주셨고 공로가 많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대우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은 "팀을 떠난 사람이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며 사양했다.
김 전 감독은 "내가 떠난 뒤 여러 코치와 직원들이 직장을 잃었는데 혼자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SK에서 쌓은 성적도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다"라고 고사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