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자살까지 이르게 한 학교 폭력을 방치한 혐의로 담임교사가 지난주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이 의혹을 덮으려했는지 기록을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나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생들과의 상담내용이 적힌 교무일지입니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 양의 담임교사도 이 교무일지에 피해 학부모의 방문 날짜를 적어 뒀습니다.
당초 방문 날짜는 작년 4월26일.
하지만 직무유기 혐의로 담임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뒤 날짜를 12일 앞당긴 14일자로 고친 겁니다.
경찰은 학교 측이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는 근거를 남기기 위해 방문 날짜를 앞당기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 : "색깔이 차이가 확 나니까 우리가 추궁하니까 소급 기재했다고 자백을 했어요.뒤늦게."
김 양에 대한 상담기록도 새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있었음에도, 김 양을 위해서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녹취>해당학교 교사 : "그 학생 관련해서는 자치위원회가 안열린거죠?) 안 열린 건 맞지. 다만 열 수가 없었다.(요건이 안 맞아서?) 그렇지."
이런 사실에 대해 학교 측은 담임교사가 날짜를 잘못 기억했을 뿐 고의로 조작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당시 학교를 찾아온 부모가 정상이 아니었다며 경찰수사에 강한 반감까지 나타냈습니다.
<인터뷰>강순규(00중학교 교장) : "그 학생의 어머니가 어떤 착각을 일으켰거나 정신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런 가운데 조현오 경찰청장은 오는 4월 말까지 청장직을 걸고 학교폭력을 근절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