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살아난 기동력을 앞세워 거침없는 상승세를 탔다.
두산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 승리하면서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고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연승의 첫 원동력으로는 역시 김선우-노경은-니퍼트로 이어진 선발진이 연일 호투한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공격 과정에서도 확연히 끈끈해진 모습이 눈에 띈다.
특히 지난 수년 동안 두산을 강팀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발야구'가 살아났다는 것이 반갑다.
1일 경기는 고영민, 이종욱, 정수빈, 오재원 등 두산이 자랑하는 '공격 첨병'들이 살아나면 상대에게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한판이었다.
1-0으로 앞선 5회말 선두 윤석민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두산은 대주자로 오재원을 세웠다.
그전까지 무리 없는 투구를 하던 롯데 선발 유먼은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고, 볼넷과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에서 폭투가 나오면서 두산은 손쉽게 1점을 추가했다.
이종욱과 고영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한 뒤에는 고영민의 허를 찌르는 3루 도루가 다시 롯데 내야진을 흔들었다.
고영민의 도루 이후 2점을 보탠 두산은 5회에만 5점을 올려 롯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끊어 놓았다.
6회에도 두산 타자들의 질주가 이어졌다.
두산은 정수빈의 유격수 왼쪽 깊숙한 타구가 내야 안타가 되면서 1사 1, 2루 기회를 맞았다.
이어 이종욱의 중전 안타 때 2루 주자 이원석이 홈을 파고들었고, 1루 주자 정수빈은 롯데 포수가 당황하는 사이 3루까지 내달리는 '센스'를 선보였다.
고영민과 정수빈은 지난달 29일 3연전의 첫 경기에서도 롯데의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를 펼치는 등 연승 행진의 돌격대장 노릇을 하고 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첫 4연승도 기쁘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 더 기분이 좋다"면서 "이종욱, 고영민, 오재원 등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빛났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해 잦은 연패에 빠져들어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동주와 최준석 등 중심 타자들이 부상에 시달린 탓이 크지만, 그보다는 타선의 끈끈함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았다.
최근 들어 특유의 '발야구'가 살아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지난달 28일 새 주장으로 선임돼 연승 가도를 이끄는 이종욱은 "동생들이 오히려 형을 챙기고 용기를 줘서 힘이 된다"면서 "두산 특유의 '허슬 정신'을 잘 계승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