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0·삼성)은 1일 넥센을 제물로 프로야구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228세이브)을 새로 쓴 뒤 대기록 수립의 기쁨을 팀 동료와 함께 나눴다.
오승환은 이날 3-1로 앞선 9회에 등판, 첫 타자 서건창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이택근을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대타 강병식과 유한준을 각각 3루수 뜬공과 삼진으로 잡고 새 이정표를 온전하게 세웠다.
올시즌 스콧 프록터(두산·20개), 김사율(롯데·19개)에 이어 16개로 세이브 순위 3위를 달리는 오승환은 "기록도 세우고 팀도 1등으로 올라가 기분이 좋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오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지만 '막아야 한다'는 여느 때와 똑같은 느낌으로 마운드에 섰다"며 기록 수립 당시를 돌아봤다.
오승환은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오늘과 같은 경기에서 블론 세이브를 하면 팀이 큰 타격을 입는다는 생각에서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덧붙였다.
프로데뷔 8번째 시즌 만에 역대 최고의 소방수로 떠오른 그는 세이브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털어놓았다.
그는 "세이브란 투수 혼자가 아닌 팀 동료의 도움으로 이뤄진다"며 "포수 진갑용 선배의 리드가 좋았고 좋은 수비가 뒷받침됐기에 대기록이 가능했다"면서 2005년부터 줄곧 자신을 지지해 준 야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등 세이브 관련 기록을 모조리 경신 중인 '기록제조기'인 오승환은 앞으로 목표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오승환은 "세이브란 컨디션이 좋다고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블론세이브를 적게 하는 마무리 투수로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통계회사인 스포츠투아이가 2006년부터 집계한 블론세이브 결과 이날까지 통산 16번의 실패만 기록했다.
오승환은 "다치치 않고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꾸준히 기록을 내고 싶다"며 300세이브, 400세이브 달성에 대한 꿈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