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 전통시장은 손님들 발길이 뚝 끊기면서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더위 때문에 채소나 생선 등 일부 품목들은 보관하기도 힘들어, 영세 상인들의 고민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도를 훌쩍 웃도는 한낮, 도심의 한 전통시장입니다.
아침에 갓 들여 놓은 아욱이며, 상추, 깻잎은 푹푹 찌는 더위에 벌써 잎이 물러 상품 가치를 잃어갑니다.
물이라도 뿌리면 조금 나아질까, 갖은 애를 써보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인터뷰> 박희자(채소 상인): "싱싱한 걸 바로바로 팔아야 하는데 안 팔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고 요새 그래요."
신선도가 생명인 생선에는 한 포대에 5천 원이나 하는 얼음을 쉴새없이 뿌립니다.
그러나 뿌리는 대로 녹아내려, 한 달 150만 원에 육박하는 얼음 값을 감당하기도 벅찹니다.
<인터뷰> 권혁헌(생선 상인): "지금 막 흘러내리잖아요, 얼음이. 돈이 막 떨어지는 거에요. 여름에는 헛장사하는 거에요. 얼음 값에 전기료에…."
금방 상하는 음식류는 하나 사면 하나를 덤으로 끼워주고 있는데도 폭염 탓에 손님 구경조차 힘듭니다.
땡볕에 온종일 앉아 있어도 만 원도 못 버는 날이 수두룩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정남례(잡곡 상인): "(어제 온종일) 중국산 좁쌀 두 되, 검은콩 한 되. 그러고 있어요."
가뜩이나 대형마트의 공세로 걱정이 태산인데, 무더위 불청객까지 찾아와 전통시장 상인들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