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유망주들 “잃어버린 올림픽 금 꿈”

입력 2013.02.13 (13:35)

수정 2013.02.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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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이 하계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이들은 단연 어린 유망주들이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 하나를 바라보며 혹독한 훈련을 견뎌온 이들의 꿈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13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레슬링 대표팀의 '막내'들도 좀처럼 마음의 상처를 털어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최재민(22·충북대)은 "할 말이 없더라"면서 "말이 안 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레코로만형 55㎏급 선수인 최재민은 아직 올림픽 경험이 없다면서 "꿈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올림픽 없이는 살 이유가 없다는 느낌"이라며 "꿈이 있기에 그동안 힘든 훈련을 버텨온 것"이라고 슬퍼했다.

최재민은 "나처럼 꿈을 가진 선수가 많은데 올림픽 퇴출이라니, 이건 아닌 것 같다"면서 "어제 소식을 들은 이후 기운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치진의 구령에 맞춰 다시 한번 힘을 내 고된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한 최재민은 "올해부터 룰이 바뀌는 만큼 레슬링은 다시 재미있어질 수 있다"며 "다시 올림픽 종목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희망을 함께 전했다.

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어린 그레코로만형 84㎏급의 이세열(23·조폐공사)은 조금 더 구체적인 걱정을 털어놓았다.

이세열은 "그동안 효자 종목이라는 자부심이 컸는데, 선수들 모두가 이제 근심이 많아졌다"면서 "지금 당장 피부에 와닿지는 않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나이 많은 선배들은 지도자 자리가 줄어들까 봐 걱정이 많고, 나처럼 젊은 선수들은 중·고등학생 후배들이 꿈을 잃어버릴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세열은 "어제 소식을 듣고 마음이 뒤숭숭해서 정리가 안 되더라"면서 "그래도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만큼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는 다시 역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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