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시민, 피스토리우스 ‘여친 살해’ 충격

입력 2013.02.15 (20:56)

수정 2013.02.15 (21:0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지 하루가 경과한 1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은 이를 1면 톱이나 방송 첫 기사로 보도하는 등 대서특필했다.

특히 피스토리우스가 금발의 미인 모델 리바 스틴캄프(30)를 살해한 구체적 경위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앞다퉈 피스토리우스 이웃의 증언 등을 소개하며 치열한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은 남아공의 스포츠 영웅인 피스토리우스가 여자 친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일부에서는 믿기지 않는다며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전날 오후 7시 제이콥 주마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 내용이 톱기사를 차지하지 못하기도 했다.

먼저 피스토리우스의 총격 사건을 가장 먼저 보도한 언론 중 하나인 일간신문 빌트지는 이날 5개 면에 걸쳐 이번 사건을 조명하면서 스틴캄프 시신이 욕실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칸스(현지 토착백인 아프리카너 언어) 신문인 빌트지는 이날 경찰과 주택단지 경비원이 처음 신고를 받은 것은 총격 발생 2시간 전이며 이웃 주민들이 두 사람의 말다툼하는 소리를 듣고 신고했다고 익명의 주민을 인용해 보도했다고 현지 뉴스통신 사파가 소개했다.

경찰은 이어 14일 오전 3시께 총성을 들은 이웃으로부터 두번째 신고를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주민은 스틴캄프의 시신이 욕실에서 발견됐으며 그녀가 머리와 가슴, 골반 그리고 손 등에 네발의 총탄을 맞은 것으로 말했다.

신문은 또 총탄이 욕실 문을 통과해 스틴캄프를 맞춘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피스토리우스가 여자친구를 강도로 오인해 총탄을 발사한 것 같다고 전날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한 것과 관련, 문제의 취재원은 경찰관 사라 음키라였다며 그가 14일 오전 8시께 자사 기자에게 그런 내용을 말했다고 전했다.

남아공 수도권인 하우텡지방경찰의 데니스 뷰케스 대변인(경무관)은 나중에 '오인 사살' 보도를 라디오를 통해 처음 들었고 경찰에는 그런 보고가 없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 프리토리아뉴스도 '밸런타인데이의 비극'이란 제목의 1면 톱기사에서 피스토리우스가 경찰 조사에서 스틴캄프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쐈다는 진술을 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요하네스버그 지역의 유력지인 스타는 스틴캄프 시신이 피스토리우스 자택의 현관 홀에서 발견된 것으로 빌트지와 다르게 전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남아공 국민이 이번 사건을 믿으려 하지 않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아마도 이번 사건이 끔찍한 실수에 따른 우발적 사고일 것이라고 믿으려 하는 기미도 보였다고 소개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육상 스타로 발돋움하면서 동료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영감을 주는 사회적 본보기로 남아공에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올림픽 경보 종목에 출전했던 마크 문델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그는 지금 자신 경력의 절정에 올라 있다"고 프리토리아 뉴스에 말했다.

한 흑인 청년은 뉴스전문 TV 채널 eNCA와의 인터뷰에서 피스토리우스가 여자 친구를 냉혹하게 4발의 총탄을 쏴 죽였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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