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한 출발’ 손연재, 세계선수권 향해 순항

입력 2013.03.03 (21:19)

수정 2013.03.03 (22:06)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19·연세대 입학예정)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첫 국제무대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오는 8월 세계선수권대회를 향해 순항했다.

손연재는 3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끝난 2013 가즈프롬 리듬체조 그랑프리 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곤봉 종목에서 16.533점을 획득,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과 실비야 미테바(불가리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곤봉에 특히 취약한 손연재가 메달을 손에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곤봉을 떨어트려 감점을 받은 탓에 메달을 놓친 만큼 이번 동메달은 각별하다.

이번 시즌부터는 리듬체조 규정이 대폭 바뀌어 음악이 중요해짐과 동시에 음악과 동작이 얼마나 조화로운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손연재는 올 시즌 곡과 작품 구성을 모두 바꾸고 새로운 규정과 어려워진 안무에 적응하려고 러시아에서 옐레나 리표르도바(러시아) 코치와 만반의 준비를 했다.

특히 손연재는 동계 훈련의 성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 시즌 첫 단추를 끼는 자리로 삼은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까지 목에 걸며 좋은 출발을 했다.

부족한 부분은 있었지만 불참을 생각했을 만큼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이 정도 결과를 거둔 것에 손연재는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성과는 손연재가 독창적인 기술을 인정받기 위한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뗐다는 것이다.

손연재는 곤봉에서는 곤봉을 던졌다 떨어뜨리면서 뒤로 밟는 동작을, 볼에서는 바운스한 볼을 뒤로 돌린 팔과 등 사이에 끼어 '뒤 허리 재기'를 하는 동작을 자신만의 독창성 있는 기술로 등재하려 하고 있다.

리듬체조 선수가 특정 기술을 자신만의 독창적(originality)인 기술로 인정받으려면 세계선수권대회 두 달 전까지 동작을 완성해 국제체조연맹(FIG)에 신청한 뒤 대회에서 성공해야 한다.

독창적 기술로 인정되면 그 동작을 할 때 다른 선수들이 받을 수 없는 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손연재는 자신만의 기술을 가진 최초의 한국 리듬체조 선수가 된다.

손연재는 전날 개인 종합에서 난도가 높아 아직 익숙하지 않은 곤봉 동작은 앞으로 밟는 것으로 대체했으나 상대적으로 연습을 많이 한 볼 동작은 흐트러짐 없이 멋지게 성공했다.

특히 볼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두 번이나 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사히 독창적 동작을 마친 뒤 연기를 마무리해 갈채를 받았다.

손연재는 3월 말 열릴 포르투갈 월드컵을 FIG 월드컵 시리즈 첫 대회로 예정하고 있다.

2011년 월드컵 시리즈에서 주로 볼 혹은 후프 종목에서만 결선에 올랐던 손연재는 지난해 5월 타슈켄트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으로 전 종목 결선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강점인 후프와 볼에서 실력을 충분히 선보이지 못했지만 기본이 되는 만큼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면 전 종목 결선 진출도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를 통해 실전 감각을 되찾고 자신감을 얻은 만큼 다음 무대에서는 점점 더 나아지는 연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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