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 초반 화제의 중심에 선 팀은 KIA 타이거즈다.
KIA는 12일 SK 와이번스와의 광주 홈경기에서 올 시즌 선보일 초호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날 1군 무대에 첫 선발 등판한 유망주 임준섭의 기를 북돋고 SK의 좌완 에이스 조조 레이예스(미국)의 공략 비법을 찾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양수겸장 포석이었다.
발 빠르고 타격 센스를 겸비한 이용규·김주찬을 1∼2번 '테이블 세터'로 두고 이범호-나지완-최희섭-안치홍으로 중심 타선을 짰다.
김상현-김상훈-김선빈이 하위 타선에 포진, 전체 균형을 맞췄다.
이들의 이름값이나 기량으로 볼 때 한 타자도 쉬어갈 수 없는 '게릴라' 타선이 완성됐다.
김용달 타격코치는 "개인마다 기복은 있겠지만 어느 정도 팀 타율을 안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타순"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대 투수가 오른손이면 좌타자 최희섭과 우타자 나지완이 4,5번 자리를 맞바꾼다.
현재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거포' 김상현이 7번으로 내려앉고 지난해까지 KIA의 중심 타선에서 때린 좌타 외야수 김원섭이 대타로 출전할 정도로 KIA 타선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50억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김주찬이 타선에 가세해 생긴 변화다.
9번 김선빈, 1번 이용규, 2번 김주찬으로 이어지는 날쌘 테이블 세터진의 득점 찬스 차리는 실력과 중심 타선의 무게를 종합하면 9개 구단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다.
KIA와 막상막하를 다툴 타선으로는 클린업 트리오가 확실한 삼성(이승엽-최형우-박석민), 두산(김현수-홍성흔-김동주)이 꼽힌다.
그러나 화려한 KIA 타선의 이면에는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가 늘 도사리고 있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은 저마다 막강한 힘을 지녔지만 지난 시즌 예상치 못한 부상에 낙마해 단 한 번도 동시 출격하지 못했다.
허벅지 근육통(이범호), 훈련 부족으로 인한 잦은 잔부상(최희섭), 무릎 통증(김상현) 등 이유도 다양했다.
그 탓에 KIA는 2011년 중반부터 2년 연속 중심 타자 없이 시즌을 치르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타선의 파괴력이 한층 나아졌으나 중심 선수들이 부상 악재를 피하지 못하면 또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걱정이 많다.
선동열 감독은 "선수를 돌아가며 기용할 만큼 외야 선수층은 두꺼워졌으나 내야는 주전과 후보 선수 간의 격차가 상당하다"며 "이범호(3루수), 김선빈(유격수), 최희섭(1루수) 등 내야 주축이 다치지 않고 시즌 끝까지 완주하느냐에 올해 팀의 성패가 달렸다"고 진단했다.
1개 이상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주전급 내야 요원이 없다는 게 KIA의 약점이다.
경기 후반 출전하는 박기남(2루수), 홍재호(3루수)는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대수비 요원이라 공격에서 큰 도움을 바라기는 어렵다.
'부상 방지'에 사활을 건 KIA가 호화 멤버를 시즌 내내 가동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