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26·FC바르셀로나)는 최근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만한 일들을 연이어 겪었다.
지난달 21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AC밀란(이탈리아)과의 경기에서 메시는 침묵을 지켰다. 팀은 0-2로 완패했다.
6일 후 팀의 숙적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맞대결에서도 메시는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가 2골을 터뜨리는 가운데 골을 올리지 못했다. 팀은 또 졌다.
메시는 이달 3일에 펼쳐진 레알 마드리드와의 재대결에서 한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일부에서 메시는 슬럼프, 바르셀로나는 위기에 빠졌다는 섣부른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메시는 이러한 지적을 비웃듯 살아있는 전설의 모습을 되찾았다.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재대결이 전환점이 됐다.
메시는 13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C밀란과의 16강 2차전에서 전반 5분과 40분에 골을 터뜨려 승부의 추를 기울게 했다.
메시의 골로 사기를 끌어올린 바르셀로나는 후반전 들어 다비드 비야와 호르디 알바의 연속골에 힘입어 4-0 승리를 거뒀다. 바르셀로나는 1, 2차전 합계 4-2로 8강에 올랐다.
1차전에서 AC밀란 수비진에 막혀 자취를 감춘 메시는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으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전반 5분 만에 메시는 결실을 봤다. 메시는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사비 에르난데스로부터 짧은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왼발 슛을 했다. 수비수 5명이 그를 에워쌌지만 무위였다. AC밀란 골키퍼 크리스티안 아비아티도 손을 쓰지 못했다.
기회를 몇 차례 놓치고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한결 느려진 전반 39분 메시는 다시 골망을 흔들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첫 번째 골을 터뜨린 곳과 비슷한 위치에서 메시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게 패스를 받아 다시 왼발로 마무리했다.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바르셀로나는 탈락 위기를 극복하고 8강에 합류했다.
메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7골을 올려 득점 부문 3위로 껑충 뛰었다.
AC밀란전에 이겨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어가겠다던 다짐 역시 그대로 지켜냈다.
경기 후 호르디 로우라 바르셀로나 수석코치는 "메시는 오늘 축구란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보여줬다"며 "정말 특별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