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접경지 대피시설 부실…문 잠겨 무용지물

입력 2013.03.14 (21:09)

수정 2013.03.14 (22:47)

<앵커 멘트>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이후 만들어진 일부 주민 대피시설이 매우 부실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주민들이 대피소가 어딨는지도 모르거나 아예 대피소 문이 잠겨있어 무용지물인 곳도 있었습니다.

손원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군사분계선에서 6km 떨어진 경기도 연천의 한 마을에 만들어진 지하 대피시설.

유사시 신속한 주민대피를 위해 항상 열려 있어야 할 문이 굳게 잠겨져 있습니다.

비상시 열쇠를 갖고 있는 공무원이 오기 전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종수(마을주민) : "면사무소에 담당자가 있을 거 아닙니까. 거기서 키를 내주든지 하겠죠."

경기도 김포의 또 다른 대피시설.

만든 지 1년이 됐지만, 대피소를 모르는 주민도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마을주민 : "여기 대피하는 데가 어딨어, 대피를 하긴 어디로 대피를 해."

주민들이 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 대피소를 짓도록 했지만, 이 대피소를 이용해야 할 한 마을은 1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습니다.

<인터뷰> 마을주민 : "여기는 굴 쪽으로 가요. 이 동네는. 저쪽 동네에서는 거기고(대피소). 가까운 데로 가는 거야."

대피소 내부는 어떨까.

방독면은 대부분 10년이 지난 제품이어서 제 기능을 할 지 의문입니다.

화생방전에 대비해 대피소 수용 인원만큼 있어야 할 방독면이 절반이 안되는 곳도 있고

1인당 대피소 면적이 소방방재청이 정한 기준에 턱없이 못미치는 곳도 있습니다.

출입구에는 포탄 폭발을 견딜 수 있도록 이른바 '방폭문'을 설치하도록 했지만, 몇몇 대피소 문은 일반 철재로 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포시 관계자 : "방재청이나 위쪽에서 줄 적에 순수한 공사비 그거조차도 사실은 되지도 않는 돈을 줬다는 건 다 이미 아는거고.."

지금까지 만들어진 대피소는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지역 15개 시군에 70여 곳.

곳곳에서 부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앞으로 230여 개의 대피소를 더 지을 계획입니다.

현장추적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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