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연·이승연·장미인애 첫 공판, 법정 앞 북새통
"연예인들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뼈를 깎는 고통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기소라고 생각합니다."(장미인애 변호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523호 법정.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시연(본명 박미선·34), 이승연(45), 장미인애(29) 등 여자 연예인들이 법정에 출석해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성수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장씨 측 변호인은 "여자 연예인으로서 자신을 관리하기 위해 미용을 목적으로 고통을 감수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운동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다 해봤지만 몸매 관리를 위한 전문 시술이 필요했다"고 항변했다.
장씨 측은 이어 "(지방분해를 위한) 카복시 시술에는 상당한 고통이 수반돼 관행적으로 프로포폴을 사용한다"며 "의사와 공모해 시술을 빙자해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혐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씨 변호인 역시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의료 목적으로 투약한 것이고, 약물에 대한 의존성이나 중독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연예인들에게 의료외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산부인과 전문의 A(45)씨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B(46)씨도 "프로포폴 사용은 정당한 의료 시술 행위였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재판에 앞서 법정 앞에는 취재진 등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방청석이 40석에 못 미치는 작은 법정은 금세 만원이 됐다.
장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경찰에서 밝혔듯이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답했다. 이씨는 "죄송하다"고만 했고, 박씨는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이들은 법정 피고인 석에 나란히 앉아 검찰과 변호인의 모두 진술을 듣는 동안 내내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박씨는 2011년 2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카복시 시술 등을 빙자해 병원 두 곳에서 총 185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비슷한 기간 미용 시술과 통증 치료 등을 빙자해 111회, 장씨는 95회에 걸쳐 각각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밖에 프로포폴을 42회 투약한 것으로 조사된 현영(본명 유현영·37)씨는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다음 공판은 4월8일 오전 10시1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