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 없는 경쟁력…‘한국형 콤팩트 축구’ 선언

입력 2013.06.25 (17:02)

수정 2013.06.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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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를 이끌 홍명보(44)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홍 감독은 25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팀의 새로운 색깔을 '한국형 콤팩트 축구'로 설정했다.

일반적으로 콤팩트 축구는 공격과 수비진의 간격을 좁혀 중원을 장악하는 스타일을 의미한다.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해 상대의 공격력을 둔화시켜서 경기를 지배하는 전략으로 현대 축구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홍 감독은 "(유행이 있지만) 생각보다 많이 변하지 않는 것이 축구"라며 "결국에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수비를 얼마나 잘 조직하느냐는 문제로 압축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독일도 스페인도 아니다"며 "우리가 경쟁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전술로 본선무대에 도전장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정교한 패스로 점유율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스페인 축구, 선이 굵고 압박이 강력한 독일의 축구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주도하지만 한국 선수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론에서 나온 말이다.

전문가들도 한국이 스페인이나 독일을 모방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의견을 쏟아낸 지 오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훈련과정, 체형, 몸의 무게 중심, 기본적 성격 등이 다른 선수들을 무작정 모방해서는 안 된다"며 "스페인과 독일식 축구를 따라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나라의 선수들과 상대해서도 승산이 없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한국형 축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은 당시 영국 단일팀, 브라질, 일본 등을 상대로 한 발짝 더 뛰는 투혼을 발휘하며 강력한 압박과 튼실한 공수 조직력을 선보였다.

특출한 스타가 없이도 상대팀 스타들의 발을 묶는 게 가장 두드러진 특색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홍 감독이 대표팀의 슬로건으로 내건 '원팀-원스피릿-원골(같은 팀에서 같은 정신력으로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은 한국형 축구의 실현을 위한 태극전사들의 기본자세가 됐다.

개인 기술이 한 수 위로 평가되는 월드컵 본선 출전국을 상대하려면 조직력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방안밖에 없다.

홍 감독은 "월드컵에는 우리보다 수준이 낮은 팀이 없다"며 "그런 팀과 경기를 하려면 쉽게 뚫리지 않는 조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잘 빼앗지만 반대로 공을 잘 빼앗긴다"며 "조직력으로 단점을 보완해 공격 때 최대한 상대에게 공을 넘겨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어떤 상대와 겨뤄도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표팀의 전술을 가꿔가겠다는 각오를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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