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캘린더 그랜드슬램’ 향해 1일 출격

입력 2013.07.30 (07:11)

수정 2013.07.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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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골프 세계 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대기록 달성을 노린다.

앞서 열린 올해 메이저대회 3개를 휩쓴 박인비가 브리티시오픈마저 우승하면 남녀 프로골프 역사를 통틀어 사실상 사상 최초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올해 브리티시오픈은 8월1일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6천672야드)에서 나흘간 열린다.

이 대회에서 박인비가 노리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란 한 시즌에 메이저 대회에서 4승을 거두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남녀를 통틀어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이룬 선수는 1930년 보비 존스(미국)가 유일하다.

당시 존스는 US오픈, 브리티시오픈, US 아마추어, 브리티시 아마추어 등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는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가 열리기 이전인데다 아마추어 대회가 2개나 포함돼 지금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과 같은 값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마스터스까지 메이저 4연승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한 해에 열린 4개 메이저를 휩쓴 적은 없다.

결국 박인비가 이번 대회를 우승해 이번 시즌 메이저 4개 대회를 휩쓴다면 사실상 사상 최초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의미다.

그는 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캘린더 그랜드 슬램과 함께 자연스럽게 커리어 그랜드 슬램도 이루게 된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한 시즌이 아니더라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기록을 일컫는다.

남자 브리티시오픈이 올해 142회째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라는 별칭이 붙은 반면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전통이 그리 길지 않다.

1976년에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대회로 창설됐으며 1994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LET 공동 개최 대회가 됐다.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것은 2001년부터로 올해가 불과 13년째다. 총상금은 275만 달러(약 30억원)다.

박인비는 지난 1일 끝난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다소 주춤했다.

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공동 14위, 마라톤 클래식 공동 3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라톤 클래식을 마치고 지난 23일 한국에 들러 28일 출국 전까지 약 5일간 충전의 시간을 가졌기에 이번 브리티시오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최근 3년간 성적이 9위-7위-2위로 점점 올라가고 있어 순서대로라면 올해 우승할 차례기도 하다.

박인비는 지난주 국내에 머물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부담이 있겠지만 US오픈 때도 부담감 속에서 우승했다"며 대기록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대회를 통해 한국 선수의 메이저 6연승이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US오픈 최나연(26·SK텔레콤)과 브리티시오픈 신지애(25·미래에셋)에 이어 올해 앞서 열린 3개 대회를 박인비가 휩쓸었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권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2011년 LPGA 챔피언십 쩡야니(대만)를 시작으로 최근 메이저 10개 대회를 아시아권 선수가 나눠 가진 형국이다.

브리티시 여자오픈도 한국 및 아시아 선수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챔피언 신지애를 비롯해 메이저로 승격된 이후 열린 12차례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4승을 가져갔다. 또 쩡야니가 2승을 거두는 등 아시아권 선수들이 절반에 달하는 6차례 우승한 대회가 바로 브리티시여자오픈이다.

신지애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박인비를 무려 9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하는 등 브리티시오픈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올라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는 '골프의 발상지'로 불리는 유서 깊은 곳으로 5년에 한 번씩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가 열리고 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리는 것은 2007년 이후 이번이 6년 만이다.

한편 올해부터 여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는 5개로 늘어났다.

9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이 새로 메이저 대회로 승격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려면 5개를 모두 우승해야 하는지 아니면 4개만 해도 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4개만 우승하더라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것으로 본다는 의견이 더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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