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vs손아섭, 간발의 타격왕 전쟁

입력 2013.10.01 (10:20)

수정 2013.10.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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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 자리를 둔 싸움이 시즌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9월 30일 경기에서는 줄곧 장외에 머물던 이병규(39·LG)가 마침내 규정타석(384타석)을 채워 타격 순위표에 이름을 올렸다.

이병규는 이날 잠실 두산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 시즌 타율 0.344를 찍었다.

같은 날 SK와의 사직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치고 타율을 0.343으로 끌어올린 손아섭(25·롯데)을 제치고 선두에 자리 잡았다.

타격 3위 이진영(LG)도 타율 0.335를 기록해 만만찮게 날카로운 스윙을 자랑하고 있지만, 소속팀이 나란히 4경기씩만을 남겨둔 만큼 타격왕 경쟁은 이병규와 손아섭의 양자대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띠동갑'을 훨씬 넘긴 두 명의 신·구 강타자가 자존심을 걸고 싸우고 있어 흥미롭다.

이병규는 2005년 한 차례 0.337의 타율로 타격왕에 오르고 통산 네 차례 최다안타 타이틀을 가져간 베테랑이다.

1997년부터 올해까지 14시즌을 뛰며 기록한 통산 타율이 0.314에 달할 정도로 타격의 정확성에서 오랫동안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올해 허벅지 근육을 다쳐 뒤늦게 팀에 합류했지만 5월 복귀 이후 꾸준히 맹타를 휘둘렀다.

7월에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세우는 등 '회춘했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현재 타율도 1999년 0.349를 찍은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한국 나이로 이미 불혹을 맞은 이병규와 달리 손아섭은 떠오르는 호타준족이다.

해가 지날수록 기량이 일취월장해 올 시즌에는 아예 롯데 타선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가 됐다.

지난해 최다안타 1위에 올라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손에 넣은 손아섭은 올해도 2년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을 사실상 예약해뒀고, 이병규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2관왕을 차지하겠다는 기세다.

이병규와 손아섭 모두 선구안이 좋다는 평가를 받기보다는 나쁜 공도 안타로 만들어내는 탁월한 배트 컨트롤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계산하면 이병규의 타율은 0.3436이고 손아섭은 0.3430으로, 둘의 차이는 6모에 불과해 종잇장이나 마찬가지다.

2009년 박용택(LG)과 홍성흔(당시 롯데)의 희비가 불과 1리 차이로 갈린 지 4년 만에 모처럼 끝까지 긴장감 넘치는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경쟁의 강도가 심해질 때면 꼭 불거지는 것이 '타율 관리' 논란이다.

현재 근소하게 앞서 있는 이병규는 규정타석에 턱걸이한 상황이라 어떻게든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가는 것이 중요해 관리는 쉽지 않다.

남은 4경기에서 적어도 13타석은 들어서야 경쟁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팀 역시 마지막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줘야 할 판이다.

반대로 이미 549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컨디션에 따라 여유를 두며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우선 이병규를 제치고 난 뒤에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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