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거포 최준석 ‘아깝다, 멀티홈런!’

입력 2013.10.29 (23:07)

수정 2013.10.3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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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거포' 최준석의 존재감은 팀의 패배에도 빛을 발했다.

최준석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4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홈런 두 방을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뽑아낸 것은 포스트시즌에서는 25번째, 한국시리즈에서는 10번째다.

비록 팀은 5-7로 졌지만 앞서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이 0.154(13타수 2안타)로 주춤했던 최준석의 부활은 두산 타선에 내린 단비였다.

좌우를 가리지 않는 대포 두 방을 쏘아 올려 타선 전체에 불을 붙이는가 하면 온 힘을 다해 홈까지 뛰어들어오는 혼신의 주루플레이 또한 선보였다.

최준석은 0-3으로 뒤진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가뿐히 넘기는 120m짜리 홈런포를 터뜨려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1-4로 들어선 3회말 1사 1, 2루에서는 좌전 적시타로 2루 주자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인 뒤 오재일의 좌중간 2루타 때 홈까지 질주해 4-4 동점을 만들어냈다.

4-5로 뒤진 상황에서 맞이한 5회말에도 바뀐 투수 안지만을 상대로 우측 펜스를 살짝 넘기는 110m짜리 솔로 아치를 그리며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비록 5-7로 뒤진 8회말 무사 1루의 마지막 타석에서는 2루수 병살타를 때려 돌아섰지만 최준석의 공로는 마지막 타석의 아쉬움을 덮고도 남을 정도다.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뒤 2006년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은 최준석은 2000년대 후반 김현수-김동주와 함께 두산을 대표하는 클린업트리오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2011시즌부터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고, 올 시즌에는 주전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지도 못했다.

홍성흔의 가세로 지명타자 위치에 중첩되는 선수들이 많았고 1루수 자리에는 오재일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최준석은 오재일과 플래툰 4번 타자로 출전하며 100경기에서 타율 0.280, 7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김진욱 두산 감독은 최준석을 선발로 내세우기보다 오른손 대타로 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최준석은 2007년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지난해 준플레이오프까지 5년간(2011년 제외) 포스트시즌 31경기를 치렀지만 타율이 0.212에 머물렀고, 홈런 2개를 날리는 데 그치는 등 가을에 강한 인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최준석이 올해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 홈런 두 방을 터뜨리자 대우가 달라졌다.

최준석은 준플레이오프 운명의 5차전 때 13회초 대타로 출전,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한국시리즈 진출을 1승 남긴 4차전 때 대타로 나서 LG의 마지막 보루 봉중근을 상대로 짜릿한 우월 솔로 아치를 그리며 포효했다.

최준석은 어느덧 시리즈 흐름을 가져올만한 팀의 중요 선수로 자리매김했고, 한국시리즈 들어 잠시 식었던 방망이가 이날 마침내 부활하면서 패배의 쓴잔을 든 두산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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