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놓친 과거가 더 자극이 됐습니다."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신인급 선수 가운데 가장 빛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뽑힌 고무열(23·포항 스틸러스)이 아픈 과거 때문에 이를 악물었다고 털어놨다.
고무열은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가운데 71표를 얻어 윤일록(35표·FC서울), 한교원(7표·인천 유나이티드)을 제치고 영플레이어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 처음 신설된 영플레이어상은 기존 신인상보다 수상 후보 범위를 확대시킨 상이다.
국내외 프로리그 출전 햇수가 3년 이내이면서 만 23세 이하인 K리그 클래식 선수가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대상이 된다. 그중에서도 정규리그 전체 경기 중 절반 이상 출전한 선수라면 상 받을 자격이 된다.
고무열은 올 시즌 34경기에 출전해 8골, 5도움을 기록, 포항의 '더블'(정규리그·FA컵 우승)에 힘을 보탰다.
고무열은 이날 K리그 클래식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서도 수상의 영광을 안아 기쁨이 두 배였다.
고무열은 "큰 상을 2개나 받았는데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내년에 더 좋은 상을 목표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고무열은 프로 데뷔 해이던 2011년 신인상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 광주FC에서 뛰던 미드필더 이승기(현 전북 현대)에게 기자단 투표에서 9표 밀려 신인상을 아깝게 놓쳤다.
고무열은 "초반에 팀이 상승세를 타면서 영플레이어상의 후보로 거론되며 상 욕심이 생겼다"며 "특히 상을 놓친 과거가 있어서 후보로 내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할 때 자극받아 더 열심히 했다"고 되돌아봤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몇 차례 대표팀에 소집되긴 했으나 끝내 발탁되지 못한 것도 고무열에게는 약이 됐다.
고무열은 "리그에서 인정받아야 대표팀에 불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온 힘을 다했다"며 "경험이 많은 황선홍 (포항) 감독님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답게 올해 최우수선수상(MVP)과 감독상을 받은 김신욱(울산 현대), 황선홍 감독에게도 많이 배우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고무열은 "신욱이 형에게선 제공권과 수비를 떨어뜨리는 움직임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황선홍 감독에 대해선 "감독님은 선수 시절 모든 장점을 갖춘 공격수였다"며 "감독님께는 전부 다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소속팀 감독을 치켜세웠다.
한편, 팀 동료 이명주와의 수상 후 세리머니는 알려진 바와 달리 계획하지 않았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시상식에서 이명주가 고무열에게 영플레이어상 시상을 하자 사회자가 이들이 수상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고무열과 이명주가 별다른 세리머니를 하지 않아 궁금증만 키웠다.
고무열은 "세리머니는 따로 준비한 게 없었다"며 "사회자 분이 잘못 말한 것 같다"고 바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