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LG 감독 취임 “독한 야구하겠다”

입력 2014.05.13 (14:14)

수정 2014.05.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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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양상문(53) 감독은 "독한 야구를 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양 감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취임식을 겸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펼칠 야구의 키워드로 '깨끗한 야구'와 '독한 야구'를 지목했다.

양 감독은 '독한 야구'의 연장선상에서 당분간 선수가 홈런을 치더라도 세리머니에 동참하는 대신에 다음 작전을 짜겠다고 선언했다.

양 감독은 또 "그동안 와신상담하며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성공한 감독들의 장점이 무엇인지 공부했다"며 "실망시키지 않는 팀을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하위에 처져 있는 LG의 전력에 대해서는 "3∼4위 전력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선수단을 정신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양 감독과의 일문일답.

감독 취임 소감은.

▲ 개인적으로는 기쁘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국가적 현안이 있고, 후배 전임 감독이 갑자기 물러난 상황이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고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10년 만에 다시 감독 선임됐고, 4년 만의 현장 복귀다. 그동안 와신상담하며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성공한 감독의 장점이 무엇인지 공부했다. 혹시라도 한번 더 올 기회를 위해 준비했다. 오늘 이렇게 기회 왔으니, 많이들 기대하고 걱정하지만 실망시키지 않는 팀을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고 약속한다.

우선적으로 바꾸려는 점은 무엇인가.

▲ 선수들이 주위 환경 때문에 혼란스러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 기량 다 발휘못한 부분이 있다. 우선 선수단을 정신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집중하겠다.

어떻게 집중시킬 수 있겠나.

▲ 코치진을 약간 바꿨다. 지금 선수 대부분을 알고, 호흡 맞춰본 친구들이다. 방송하면서도 서로 연락해 유대감이 있다.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1, 2군 스태프와 선수단 파악에 집중할 예정이다. 2군 선수들은 아무래도 뒤에 처져 있다는 느낌 받을 수 있다. 2군 경기장에 시간날 때마다 찾아가면 선수들도 희망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쪽으로 시간 많이 할애하겠다.

남은 경기수 많다. 어느 정도 성적을 계산하고 있나.

▲ 그것이 계산이 다 되겠나. 길은 멀고 수치상으로 쉽지는 않다. 그러나 하나하나 계단 올라가는 기분으로 하겠다. 멀리 보면 너무 어렵고 힘들다. 하루하루 계단 하나씩 올라가야 높이 등산할 수 있다. 멀지만 천천히 가겠다. 마지막 목표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 선수단도 급한데 나부터 급해지면 좋지 않다. 나만이라도 뚜벅뚜벅 걷겠다.

롯데 시절 유망주에게 기회를 많이 줬다.

▲ 그때는 젊은 선수보다 잘하는 베테랑 선수가 없었잖아요.(웃음) 그때는 5∼10년의 미래를 보고 꾸렸다. 지금 LG는 다르다. 나는 야구 잘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신인이든 불혹이든 야구 잘하는 선수를 기용해야 팬들도 납득한다.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하겠다.

해설위원 시절 기회 많이 못 얻은 선수들을 언급하곤 했다. LG에도 있나.

▲ 있긴 있었다. 기존 베스트 나인 뛰어넘을 실력 있다면 분명히 기용할 것이다. 왜 자주 기회를 갖지 못했는지에 대해 선수들도 생각해봐야 한다.

코치진 조각은 앞으로 어찌 되나.

▲ 추가 변경은 없다. 코치들이 지도력 때문에 교체된 건 전혀 아니다. 코치들에게 책임을 묻는다기보다는 코치를 바꿈으로서 선수들에게 '왜 바뀌는가' 책임 의식을 가져 달라는 뜻이다.

포수 트레이드도 생각할 때 같은데.

▲ 일단 기존의 최경철, 윤요섭의 부족한 부분을 훈련 등으로 보완하면서 시즌을 치르겠다. 당장 우리가 원한다고 줄 팀이 있는 것도 아니다. 타 팀 선수는 생각하지 않겠다.

전력만 놓고 본다면 LG는 몇 번째라고 보나.

▲ 시즌 초반에 3~4위로 봤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희망적 요소를 꼽자면.

▲ 지금 성적 안좋은 것은 실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초반 분위기가 안 풀리면서 꼬였기 때문이다. 마음이 급해졌고, 여러 일이 생겨 선수단이 갈 길을 잃어 최악의 상황이 왔다고 본다. 그래서 추스를 시간은 있고 희망은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타자는 걱정하지 않는다. 팀 자책점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포수들과의 소통 문제도 있어서 투수만 잘못됐다고 생각할 수 없다. 여러 상황이 맞물리다 보니 좋지 않았다. 코치를 올리면서 두 포수가 단기간에 발전할 부분을 보완하고, 그러면 투수들도 안정이 될 것으로 본다.

5선발이 고민일 것 같다.

▲ 5선발은 어디나 고민 아닌가. 임정우, 신재웅 두 선수가 후보다. 또 신정락이 곧 회복할 것 같다. 회복하면 다시 한 번 5선발을 고민하겠다.

왜 LG가 감독을 맡겼다고 생각하나.

▲ 4년간 LG에 있어 선수들과의 호흡이나 유대 관계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안다. 또 송구스럽지만 투수 조련 쪽에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 또 하나 있다면 롯데에서 짧게나마 있으면서 기용한 선수들이 지금 롯데의 주축 돼 있다는 점도 좋게 평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양상문 야구의 색깔은 어떨까.

▲ 팀을 추스려야 하지만, 지금부터 내 색깔을 보여주겠다. 내가 추구하고 싶은 야구는 깨끗한 야구다. 그리고 점수 차이에 상관없이 이기든 지든 독하게 하는 야구다. LG에서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야구를 한번 해보겠다. 독하게 하겠다.

일례로 올 시즌은 5할 승률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홈런치고 들어왔을때 선수를 맞이하지 않을 것이다. 코치들과 다음 전략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라 맞이할 여유 없다. 당분간은 선수단에 축하의 메시지를 주지 않고 코치들과 작전을 짜겠다. 순간순간, 1분 1초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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