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체제’ LG, 첫 경기는 짜릿한 진땀승

입력 2014.05.13 (21:47)

수정 2014.05.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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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사령탑인 양상문(53) 감독이 진땀나는 경기 끝에 부임 후 첫 경기를 짜릿한 승리로 장식했다.

양상문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고 롯데를 상대로 첫 경기에 나선 13일 잠실구장.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더그아웃의 의자에 앉은 양 감독은 10년 전 롯데 감독을 맡던 때를 떠올리며 "그 때는 의욕이 앞섰고 감독이라는 직책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회상했다.

이 밖에도 양 감독은 10년간의 와신상담을 언급하고 독한 야구를 선언하는 등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겠다는 의욕이 엿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오랫동안 준비해 온 순간이라 해도 역시 '처음'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감독실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해 훈련이 한창인 3루 더그아웃을 통해 실내로 들어가면서 쑥스러운 듯 너털웃음을 짓는 양 감독의 모습에서는 이런 어색함이 묻어났다.

플레이볼 이후의 경기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양팀 외국인 선발이 나란히 호투하면서 경기는 5회까지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0-0의 팽팽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균형을 깨뜨린 주인공은 양 감독이 취임과 함께 '보완할 부분'으로 지목한 포수였다.

선발 포수 최경철은 5회말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려 주도권을 가져왔다.

독한 야구를 선언한 양 감독은 미리 공언한대로 10년 만의 대포를 터뜨린 최경철이 더그아웃 앞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동참하지 않은 채 자리를 지키며 다음 전략을 구상했다.

6회 박용택의 볼넷과 오지환의 희생번트에 이어 조쉬벨이 추가점을 내는 적시타를 때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2-0으로 앞섰지만, 승리를 장담할 상황은 아니었다.

7회 구원 등판한 이동현이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양 감독은 직접 마운드로 걸어올라가 선수를 다독였다.

포수 최경철이 황재균의 도루 시도를 저지하며 7회를 넘겼지만, 8회에도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바뀐 투수 정찬헌이 안타, 볼넷을 연달아 허용해 1사 1, 2루에 몰리자 양 감독은 마무리 봉중근을 조기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결과는 적중이었다.

지난달 10일 역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인 히메네스를 범타로 돌려세운 봉중근은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황재균에게 몸쪽 144㎞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두 번의 고비를 넘긴 LG는 8회말 3점을 따내 5-0으로 달아났다.

관중석 한구석에서는 "양상문!"이라는 응원이 터져 나왔다.

마지막까지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양 감독은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에야 선수들을 격려하러 그라운드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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