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양상문 감독 “급하지 않게 가겠다”

입력 2014.05.13 (22:23)

수정 2014.05.13 (22:44)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양상문(53) 감독은 애써 기쁨을 자제하며 "급하지 않게 가겠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한 뒤 취재진과 만나 "한 걸음씩 가는 과정이고, 아직 어려운 경기가 많이 남았다"면서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양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이던 2005년 이후 3천150일 만에 통산 109번째 승리를 맛봤다.

양 감독은 봉중근이 챙겨 줬다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공을 꺼내 보이고 "감사하다"고 말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이내 경기 전부터 강조해 온 '냉정함'을 되찾았다.

경기가 끝나고도 표정을 풀지 않은 것을 두고 그는 "1승마다 희비를 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금 어둡다 싶은 느낌으로, 경기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의 이런 의도는 작은 행동에서까지 드러났다.

경기를 치르는 동안 텀블러를 들고 뭔가를 마셔 궁금증을 자아낸 양 감독은 그냥 물이 들어 있었다면서 "생수병을 들고 마시는 장면을 보면 당황하는 것처럼 보이더라"고 설명했다.

물을 마시는 행동에서조차 냉정함을 유지하려 했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경기를 지휘한 소감으로도 "처음에는 당황하고 내 자리를 못 찾는 것 아닌가 걱정했지만, 많이 우왕좌왕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렇게 (승리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이날 경기의 승부처로는 4회 황재균의 도루 때 악송구가 외야로 나가는 것을 막은 오지환의 수비와 문규현의 타구를 잡아낸 1루수 정성훈의 호수비를 꼽았다.

또 7회 구원 등판한 이동현이 볼넷을 주며 흔들리자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원래 힘을 빼고 던지라고 지시했는데, 너무 빼고 던지더라"고 웃으며 "지금부터 손목을 쓰고 강하게 던지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이날 승리의 의미를 두고 "내가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선수들이 알아준 것 같다"면서 "1승 보다 그게 더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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