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종료…수심 37m 해저의 ‘세월호 선체’ 인양은

입력 2014.11.11 (14:38)

수정 2014.11.11 (19:14)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11일 공식적으로 종료됨에 따라 세월호 선체 인양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세월호 인양 여부는 아직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 인양 등의 방법을 고민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는 실종자 수습을 위한 선체 인양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담화에서 "인양 등 선체 처리에 관해서는 해역 여건, 선체 상태 등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실종자 가족,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 및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적절한 시점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최종 결정된다면 실제 인양작업은 내년 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구난업계는 인양을 위한 자료조사, 인양업체 선정, 크레인 동원계획 수립 과정에만 최소 수개월이 걸린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겨울철로 접어들며 수온이 낮아져 잠수부의 수중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세월호 인양작업 개시는 내년 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업 자체도 고난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세월호는 국내에서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인 6천825t급이다. 2010년 침몰한 천안함(1천200t급)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무겁다.

국내 최대 해상크레인인 삼성중공업의 삼성5호(8천t급)를 포함, 최소한 대형 크레인 4∼5대가 동원돼도 세월호를 들어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인양 방식은 해상크레인으로 선체를 들어 올리거나 플로팅 독을 이용하는 방법, 선체를 절단해서 인양하는 방법 등 3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바다 위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장비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이용하는 방식이 최선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인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1차 작업은 세월호의 위치를 바로잡는 것이다. 세월호는 왼쪽으로 기울다가 180도 가까이 뒤집힌 채 침몰, 완전히 바닥에 가라앉은 상태다.

수중에서 선박에 구멍을 뚫어 무게중심을 바꾸는 방식으로 위치를 바로잡아 선체를 안정화하면 선체의 어느 지점에 체인을 연결할지 정하고 다이버들이 해당 지점을 받쳐 줄 체인을 연결하는 고난도 작업을 해야 한다.

세월호 침몰 해역의 강한 조류와 수중의 탁한 시야는 수색 작업 때도 그랬듯이 다이버의 수중 작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수심 37m 해저에 가라앉은 선체를 물 위로 끌어올리는 일도 만만치 않다.

세월호의 길이는 145.6m에 이르러 최소 10개 정도 지점에 체인이 설치돼야 선체를 지탱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해상 크레인들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서로 호흡이 맞지 않으면 애써 들어 올린 선체가 다시 침몰할 수 있고 그 여파로 해상 크레인이 붕괴할 수도 있다.

체인을 와이어로 연결한 해상 크레인은 세월호를 수직으로 인양하게 되는데 이때 수중에 잠긴 선체 부분이 10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위에 있는 플로팅 독에 세월호를 얹어 이동하기 위해서다.

플로팅 독은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플로팅 독 속에 물을 채우면 가라앉고 물을 빼면 떠오른다. 육상에서 만든 선박 블록을 이곳으로 가져와서 조립해 플로팅 독을 가라앉히면 선박을 물에 띄울 수 있다.

세월호는 선박 블록처럼 플로팅 독으로 옮겨지게 된다.

2010년 천안함 인양 때 쓰인 방식이다.

해상 크레인이 세월호를 인양, 플로팅 독으로 옮기는 동안 닻이 플로팅 독의 모서리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조류와 바람 등 기상 조건이 변수다. 플로팅 독의 이동 오차는 5m 이내여야 한다.

일부에서는 잭업(Jack up) 바지선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고난도 작업 때문에 실제 인양까지 또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준비부터 인양 완료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구난업계는 인양 비용이 인양 기법에 따라 최소 1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침몰, 2년여 뒤 인양된 이탈리아의 여객선 콩코르디아호의 경우 2조원 넘는 경비가 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해남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인양 비용에 대해 "대략 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하면서 "해상 상황과 기상 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양 기간에 대해선 "이르면 1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인양 여부는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 전문가 의견을 종합 수렴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최종 결정한다"면서 "진도의 해양조건을 감안하면 어려운 점은 있다지만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사고해역에 대해 "수심이 40m 정도 되는데다 조류가 심한 곳"이라면서 "비슷한 환경에서 인양한 사례는 국내외에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체를 인양하는데 성공해도 시신 유실 가능성 때문에 시신을 다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해수부는 별도 조직을 만들어 인양 작업을 검토할 예정이다. 외국 업체 5곳과 국내 업체 2곳에서 인양안을 받았지만 아직 검증절차를 거치지는 않아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월호 인양을 위해서는 세월호를 실제로 인양할 수 있는지 기술적 검토가 먼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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