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쏟아져나온 19명 가운데 대부분이 둥지를 결정지은 가운데 아직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선수들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정(27)이 역대 FA 최고 대우인 86억원에 SK 와이번스와 사인하며 시동이 걸린 FA 시장은 윤성환(33·삼성 라이온즈)이 80억원 대박을 터트리고 장원준(29)이 84억원에 두산 베어스로 옮겨가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어 배영수(33·전 삼성), 이성열(30·전 넥센 히어로즈), 나주환(30), 이재영(35·전 SK), 차일목(33·전 KIA 타이거즈) 등 미계약자 5명에 대한 거래는 뚝 끊긴 상태다.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들은 지난달 27일부터 나머지 9개 구단과 협상을 가질 수 있었으나 각 팀이 미온적으로 반응하는 통에 타 구단과의 협상 마감(3일 자정)을 몇 시간 남겨두지 않은 현재 시점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사정이 됐다.
3일 자정이 지나면 내년 1월 1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다시 협상에 나서는데 이때 헐값에 주저앉은 경우가 허다했다.
데뷔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배영수는 우선 협상 마감인 지난달 26일까지 원 소속구단 삼성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FA 시장에 나왔으나 아직 본인의 성에 차는 조건에 데려가겠다는 팀이 나서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배영수를 영입하려는 구단의 입장에서도 그의 노련함은 높이 사지만 워낙 삼성 색채가 강한 데다 적지 않은 나이와 몸값, 그리고 보상선수 부담 때문에 영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배영수가 삼성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배영수 역시 신문에 광고를 내면서까지 복귀를 희망한 팬들을 고려해 삼성과 다시 만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야수 이성열은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지만 거금을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 더군다나 팀마다 지명타자 자리는 포화 상태이고, 좌익수 수비 역시 수준급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아직 사가겠다는 구단이 나서지 않고 있다.
2루수와 유격수가 모두 가능한 나주환은 안치홍, 김선빈이 동시 입대하는 KIA가 탐낼 만하지만 KIA는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와 더불어 공식적으로 외부 FA 영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불펜투수 이재영과 포수 차일목 역시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다른 팀에서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며 FA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까지 흐름으로 봤을 때 FA 미계약 선수 5명이 이날 자정까지 새 둥지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FA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대부분 원래 소속 팀과 협상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일사천리로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각 구단이 거액을 투자하기도, 보상 선수를 추리기도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 사실상 FA 시장에서 철수했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