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9.11 테러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테러 용의자들을 어떻게 고문했는지를 조사한 미국 상원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물고문에 성고문까지...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 보다 혹독한 고문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습니다.
먼저, 워싱턴 김성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CIA의 고문 실태를 조사한 500쪽 분량의 보고서 요약본을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CIA는 지난 2001년 9.11 사태 후 테러용의자 119명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 시설에 수감하고 고문했습니다.
이 가운데 26명은 최소한의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고 불법 감금했습니다.
고문 수사에는 CIA의 중간 간부급 요원들이 참여했고 잠을 못자게 하거나 물고문은 일상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때에 따라 고문은 최대 17일 동안이나 이어졌고, 옷을 벗긴 뒤 쇠사슬에 묶어 얼어 죽게 방치했다는 폭로도 있었습니다.
성폭력 위협이나 신체에 강제로 물을 주입하는 고문도 이뤄졌습니다.
<녹취>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 상원 정보위원장) : "이같은 심문 기법은 CIA가 행정부와 의회에 보고한 내용을 뛰어넘는 더 잔혹한 것입니다."
CIA는 그 동안 해외 시설 수감자가 100명 이하였고 물고문을 받은 용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혀 왔습니다.
상원보고서는 고문 내용이 야만적이고 잔혹했지만 테러 위협을 막을 가치 있는 정보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성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