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레 승부조작설’ 대책 없는 일 축구협

입력 2014.12.17 (10:10)

수정 2015.01.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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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아기레(56·멕시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의 승부조작 의혹에 일본 축구계 전체가 발칵 뒤집히고 있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축구협회는 다음 달 아시안컵을 20여일 앞두고 불거진 이 악재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의 공식적인 수사가 이제 시작될 것 같다"며 "수사 경과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니 회장은 협회가 자체 인력을 현지에 파견해 수사 경과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의 이 방침은 현재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작업일 뿐 혼란을 막을 근본 대책은 아니기에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아기레 감독은 전날 스페인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 의견서에 승부조작의 주요 피의자로 등장했다.

검찰은 아기레 감독이 2010-2011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최종전에서 2부 리그 강등을 피하려고 상대를 돈으로 매수했다고 보고 있다.

법원이 검찰의 의견서를 수용하면 바로 기소를 위한 본격적인 수사가 개시돼 아기레 감독은 스페인으로 소환될 수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협회가 아기레 감독의 정확한 소환 시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아기레 감독의 변호인은 아시안컵이 끝난 뒤인 내년 2월께 스페인에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교도통신은 아기레 감독이 기소되면 재판이 4∼5년 동안 진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언론 매체들은 아기레 감독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형량이 최고 징역 4년에 이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검찰 소환이나 법정 출두에 따른 사령탑 공백은 아시안컵과 관계가 없을 수 있지만 선수단 사기는 별개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그 때문에 일본 축구 팬들은 인터넷을 통해 서둘러 감독 교체를 검토하라는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산케이 스포츠'는 "아기레 감독이 기소돼 법정에 설 가능성이 크다"며 데구라모리 마코토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아시안컵을 지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닛칸겐다이'는 "국가대표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감독의 신뢰도 흔들리고 있어 아기레 감독이 곧 해임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여론과 달리 일본축구협회는 아기레 감독의 해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아직 결정할 시점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아기레 감독이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아시안컵 23인 명단을 발표하면서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자진 사퇴 가능성도 일축했다.

협회는 처음에 의혹이 불거졌을 때 아기레 감독의 해명을 듣고서 강한 신뢰를 보냈다가 스페인 검찰의 발표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일본 대표팀의 측면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인터밀란)는 '스포니치'와의 인터뷰에서 "아기레 감독을 믿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있겠느냐"며 협회와 같은 맥락의 답답증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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