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에 2연승을 거두고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두산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3차전 홈 경기에서 삼성에 5-1로 역전승했다.
0-1로 끌려가던 4회 1사 2,3루에서 박건우가 2타점짜리 역전 결승타를 날려 2001년 이후 14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좌완 선발 장원준은 7⅔이닝 동안 6안타와 볼넷 하나만 내주고 삼진 5개를 빼앗으며 1실점으로 막아 두산 승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장원준은 올 시즌 자신의 최다 투구 수인 127개의 공을 던지면서 역투하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대구 원정 1차전에서 8-9로 역전패한 뒤 2차전에서 6-1로 이겨 균형을 맞춘 두산은 3차전까지 승리해 시리즈 전적에서도 앞서 나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로 맞이한 3차전 때 승패가 갈린 12번 중 11번이나 승리 팀이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확률은 91.7%다.
2003년에만 현대 유니콘스가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 뒤 3차전에서 졌지만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두산과 삼성의 4차전은 30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두산은 이현호, 삼성은 1차전에서도 던진 알프레도 피가로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한국시리즈 전체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었던 3차전은 비로 1회말과 3회초 두 차례 총 52분간이나 중단됐다 재개됐다.
출발은 삼성이 산뜻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선발 출전한 톱타자 구자욱이 1회 2루수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뒤 장원준의 폭투 때 2루를 밟아 득점 찬스를 잡았다.
삼성은 박해민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야마이코 나바로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두산은 1,2회에 1사 후 안타가 터졌지만 연이은 병살타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1회에는 민병헌이, 2회에는 오재원이 1사 1루에서 유격수 앞 내야 땅볼을 쳐 병살을 당했다.
3회초 두 번째 우천 중단됐다가 경기가 재개된 뒤 두산은 3회말 공격에서 삼성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리며 1사 만루 기회를 잡고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
선두타자 박건우가 내야안타를 치고 나갔고 1사 후에는 김재호와 정수빈이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해 베이스를 모두 채웠다.
하지만 허경민이 삼진, 민병헌이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두산은 4회에 다시 맞은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김현수와 양의지가 연속 볼넷을 고른 뒤 오재원이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밥상을 차렸다. 그러자 박건우가 우중간 안타로 주자 둘을 모두 홈에 불러들여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두산은 5회에도 선두타자 정수빈이 좌선상 2루타를 치고 허경민이 몸에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민병헌의 보내기번트로 다시 1사 2,3루를 만들었다.
삼성 배터리는 김현수를 고의4구로 걸러 1루를 채우고 병살을 유도하려 했지만 양의지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3-1로 벌렸다.
1회 잠시 주춤했던 장원준은 이후 안정적으로 두산 마운드를 지켰다. 3회부터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3-1로 앞선 6회초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아 2사 2,3루 위기에 처했지만 박석민을 유격수 앞 땅볼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두신은 6회말 삼성 2루수 나바로의 송구 실책으로 두 점을 보태고 승부의 추를 더 기울였다.
볼넷 두 개와 내야안타를 엮은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내야 땅볼을 잡은 나바로가 병살 처리하려고 직접 2루 베이스를 찍은 뒤 1루로 던진 공이 악송구가 되면서 2루 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두산은 8회초 삼성 공격 1사 1루에서 나바로의 안타성 타구를 좌익수 김현수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는 등 호수비까지 이어지면서 리드를 지켜나갔다.
장원준은 나바로까지 잡고 나서 최형우 타석 때 마무리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8월 8일 잠실 LG트윈스전에서 7이닝 3실점할 때의 122개를 넘어서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인 127개를 던진 장원준이었다.
이현승은 9회 2안타와 몸에맞는 공 하나를 내주고 2사 만루 위기에 몰리기로 했지만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매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