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 MVP’ 두산 장원준, 더할 나위 없었다

입력 2015.10.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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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장원준(30·두산 베어스)은 경기가 우천으로 두 차례나 중단되는 악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장원준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6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막고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종전 자신의 올 시즌 최다 투구 수인 지난 8월 8일 잠실 LG 트윈스전 122개를 넘어 127개의 공을 뿌리는 투혼을 발휘한 장원준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장원준의 눈부신 역투에 힘입어 두산은 7전 4승제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84억원의 거액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정규시즌에서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가을 야구'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를 남겼지만 기우였다.

장원준은 팀의 2선발로서 등판하는 경기마다 제몫을 다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6이닝 2실점 승리투수가 됐고,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잘 받치며 2선발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힘든 일정 속에서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압도한 것은 니퍼트와 장원준의 원투펀치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이다.

장원준이 이날 선발승을 추가하면서 니퍼트(3승)와 장원준(3승)은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6승을 합작했다.

장원준이 이날 상대한 삼성은 넥센, NC보다 훨씬 강력한 타선을 구축한 팀이다. 정규시즌 타율 1위에다 특히 잠실구장에서 극강의 면모를 자랑했다.

2011년부터 통합 4연패에 성공한 삼성은 잠실에서만 한국시리즈 8경기를 치렀는데, 7승 1패의 탁월한 성적을 냈다. 안방인 대구구장에서 기록한 7승 3패보다 승률이 더 높다.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주축 투수 3명을 잃은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화력으로 승부를 볼 심산이었으나 8회에 들어서도 구위가 전혀 떨어지지 않은 장원준에게 꽁꽁 묶였다.

삼성은 1회초 야마이코 나바로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냈을 뿐 3회초부터 5회초까지 3이닝을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장원준이 6회초 1사 1루에서 야마이코 나바로를 상대로 계속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결정구로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장원준은 이어진 2사 2, 3루에서 5번 박석민을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하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8회초 1사 1루에서는 좌익수 김현수가 나바로의 안타성 타구를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장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선발과 마무리 이현승 사이가 불안한 두산은 장원준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줄 필요가 있었다.

장원준은 8회초 2사까지 견고한 투구로 팀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한 뒤 이현승에게 바통을 넘겼다.

사실 장원준은 롯데 소속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6경기에 등판했고 1승 1패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했다.

4차례 선발로 나서 승리를 얻지 못했고, 2번의 구원 등판에서 1승을 얻을 정도로 단기전에서는 약하다는 이미지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 장원준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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