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31·삼성 라이온즈)와 영건 이현호(23·두산 베어스)가 팀의 명운을 걸고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과 두산은 3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로 피가로와 이현호를 예고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강수'를,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안정적인 운영'을 택했다.
류 감독은 29일 3차전 패배로 시리즈 전적에서 1승 2패로 밀리자 4차전 선발로 피가로를 내세우기로 했다.
3차전에서 승리했다면 충분히 쉰 정인욱을 택할 수 있었지만, 1승이 급한 상황에서 경험이 부족한 영건을 선발로 내세울 수 없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투수진 체력 소모가 큰 두산은 시리즈를 길게 보고 무리수를 두지 않기로 했다. 2승을 먼저 차지한 팀의 여유이기도 했다.
피가로는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10안타를 내주며 6실점했다.
피가로는 정규시즌에서 7월 2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회 나지완의 머리를 향하는 사구로 퇴장당했을 때(4⅓이닝)를 제외하곤 매 경기(24경기) 6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 이터'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13승 7패 평균자책점 3.38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는 조기강판됐다.
정규시즌 최고 시속 156㎞의 빠른 직구를 던지던 피가로의 한국시리즈 1차전 최고 구속은 148㎞였다.
"8월 말부터 피가로를 괴롭힌 어깨 통증이 구속 저하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류 감독은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큰 경기라 다소 긴장했을 것"이라며 피가로를 감쌌다.
그리고 3일만 쉰 피가로를 4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류 감독은 "피가로가 1차전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투구 수 82개를 기록했다"며 "등판 여부를 두고 선수와도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이현호는 구원투수로 올해 정규시즌을 시작했지만, 선발진에 공백이 생길 때마다 선발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49경기 6승 1패 평균자책점 4.19다.
선발로 등판한 7경기에서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2.14로 더 좋은 성적을 올렸다.
삼성전에서는 선발로 등판한 적이 없다. 구원으로만 5경기에 나서 12⅓이닝 12피안타 4실점(평균자책점 2.92)으로 호투했다.
이현호는 지난 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두산은 9-0으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3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주춤했다.
절박한 삼성은 피가로 조기등판 승부수를 던졌다.
두산은 영건의 패기에 기대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