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또 이번 태풍은 중심 구조가 매우 탄탄하고 이동속도가 느린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반도까지 북상하면서도 세력이 약해지지 않고 있으며 한반도 체류시간도 여느 태풍보다 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야자수가 휘청일 정도로 거센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오늘(21일) 오후 태풍 솔릭이 스쳐 지난 일본 아마미 섬의 모습입니다.
비슷한 시각, 우주 정거장에서도 태풍의 위력이 드러납니다.
둥근 구름 중심부에는 움푹 팬 태풍의 눈이 포착됩니다.
위성 영상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면, 태풍의 몸집에 비해 눈이 유난히 큽니다.
또 나선팔 구조를 가지는 보통 태풍과 달리, 원통형 구름 조직을 갖는 것도 대조적입니다.
큰 눈을 둘러싼 둥근 구름 모습 때문에 '도넛 태풍'이라 불리는데, 발생 확률은 1~3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도넛 태풍은 한반도 부근의 고위도로 북상해도 세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문일주/태풍연구센터장/제주대 교수 : "이런 원통형 태풍들은 태풍의 발달을 아주 효율적으로 하기 때문에 고위도까지도 강도를 유지하고 올라올 수 있습니다."]
태풍이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해 남부 해상의 바닷물 온도가 28도 이상으로 매우 높은 것도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태풍이 서해 상에 진입하는 시점까지 중심기압 970hPa의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태풍의 이동 속도가 느린 것도 우려됩니다.
보통 한반도를 지나는 태풍이 시속 30~40km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것과 달리, '솔릭'은 시속 20km대의 느린 속도로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태풍의 이동 속도가 느릴수록 비구름이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이번 태풍은 비와 바람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