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수첩] ①‘스크린 쿼터 축소’ 우리 영화는?

입력 2006.07.03 (09:28) 수정 2006.07.03 (10: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안녕하세요. 연예수첩 연예뉴스알림이 이영호입니다.

지난 2월부터 정부와 영화인들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스크린 쿼터제 축소방침... 결국 축소결정이 못 박아 지면서 영화인들이 다시 한 번 대규모 시위에 나섰는데요.

주말 내내 대학로와 광화문 일대를 혼잡스럽게 한 스크린 쿼터제 축소 반대 시위. 폭력시위로까지 번지며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시위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지난 토요일,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을 저지하려는 영화인들의 외침이 정점에 달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최민식, 문소리, 황정민, 이준기씨 등 많은 배우들이 참석 했는데요.

7월 1일부터 3일 동안 영화 제작도 멈춘 채 거리로 나온 5000여 명의 영화인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시위에 동참할 것을 시민들에게 요구했는데요.

<인터뷰>안성기(영화배우) : “이러한 투쟁을 통해 우리는 한미 FTA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빼앗긴 스크린쿼터 146일을 기필코 되찾아 찾아 올 것이다.”

한쪽 차로를 막은 채, 직접 작성한 팻말을 들고 광화문까지 가두행진을 펼친 영화인들... 때문에 광화문 일대는 주말 내내 혼잡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1월 26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계획이 발표되자, 2월 4일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시작으로 장동건, 이준기 등 인기 배우, 감독들의 1인 시위가 계속 됐었죠.

전례 없던 톱스타들의 1인 시위가 이어지면서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가 영화 <왕의 남자> 천만관객 돌파시기와 맞물리면서, 한국영화에 자생력이 있음을 근거로 들며 축소를 찬성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높아졌습니다.

스크린 쿼터제 축소 찬반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볼까요. 먼저 축소를 반대하는 영화인들 입장은 이렇습니다.

<인터뷰>장동건(영화배우) : “경제적인 측면 만으로만 봤을 때도 문화적인 이익이란 것들은 그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최민식(영화배우) : “우리가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국과 미국의 영화를 놓고, 문화를 놓고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전도연(영화배우) : “스크린쿼터가 축소된다면 무엇으로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물량 공세를 막아낼 수 있겠는가?”

<인터뷰>문근영(영화배우) : “스크린 쿼터의 축소로 야기될 한국 영화 산업의 앞날은 4000억 원이 아니라 4조 원을 들여서도 복구할 수 없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저예산 영화는 배급사를 찾지 못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다가, 끝내는 영화계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실제 스크린 쿼터제 축소를 받아들였던 멕시코의 경우인데요. 스크린쿼터비율이 30%에 달했던 93년의 경우 53편의 영화를 제작했으나, 스크린쿼터가 완전 폐지된 98년 이후 매년 10여 편밖에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이해영(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 : “(스크린쿼터 축소로 인한 문제점은?) 스크린쿼터 축소는 곧 바로 투자의 축소로 이어지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투자가 축소되면 영화 제작 편수가 줄어듭니다. 매출이 줄어들겠죠. 그리고 매출이 줄어들면 영화인들의 고용이 어려워집니다. 다시 영화인들의 고용이 어려워지면서 영화인들이 줄어드는 거죠. 이런 것들의 악순환의 고리에 맞물려 들어갈 경우에 한국영화의 앞날은 그렇게 밝지 않다.”

하지만 축소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올해 초 우리영화들이 거두었던 선전을 예로 들며 더 이상 스크린쿼터 뒤로만 숨어 경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조희문(상명대학교 영상학부 교수 겸 영화평론가) : “(미국영화의 선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미국영화는) 일방적으로 한국영화를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경쟁하면서 이겨나가야 되는 라이벌이고, 함께 어울려서 같이 커나갈 때 한국영화 발전을 더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왕의 남자>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는 우리영화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여론은 스크린 쿼터제 축소 반대쪽이 조금 우세했었는데요.

하지만 인기영화인들의 시위가 연일 보도되면서 스크린 쿼터제의 본질을 설득시키려 하기 보단 스타들을 앞세워 여론을 몰아가는 데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 정권과 특정정당에 대한 감정적인 공격들이 이어지면서, 비방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하기도 했죠.

<인터뷰>박중훈(영화배우) : “할리우드 영화는 다른 영화가 성장하는 것을 결코 묵과하지 않는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자국의 젊은이들을 전쟁의 제단에 바치는 그런 나라 아니던가.”

<인터뷰>문소리(영화배우) : “그는 직위로는 대통령이나 권위로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그래서 측은하다.”

시위장은 폭력까지 난무하면서 영화계의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겠다는 취지가 얼룩지기도 했었는데요.

<인터뷰>시민 : “시위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요. 일반 사람들에게 피해는 안 줬으면 좋겠어요. 요즘 장사도 잘 안되는데...”

<인터뷰>시민 : “민폐는 끼치지 말고 해야죠. 좋은데... 민폐는 끼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인터뷰>조희문(상명대학교 영상학부 교수 겸 영화평론가) : “이제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라고 보고, 이 시점을 계기로 삼아서 한국영화가 새로운 각오로 관객들에게 접근하고, 더 좋은 영화를 만드는 계기로 삼고, 도약의 계기로 활용하는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린 쿼터제 축소효력 사흘째이자 시위 마지막 날인 오늘...

또다시 많은 혼잡이 예상되는데요. 전근대적 시위라는 비난여론까지 짊어진 영화인들이, 과연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켜 정부의 축소결정을 번복시킬 수 있을지... 시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연예수첩] ①‘스크린 쿼터 축소’ 우리 영화는?
    • 입력 2006-07-03 08:29:22
    • 수정2006-07-03 10:21:51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안녕하세요. 연예수첩 연예뉴스알림이 이영호입니다. 지난 2월부터 정부와 영화인들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스크린 쿼터제 축소방침... 결국 축소결정이 못 박아 지면서 영화인들이 다시 한 번 대규모 시위에 나섰는데요. 주말 내내 대학로와 광화문 일대를 혼잡스럽게 한 스크린 쿼터제 축소 반대 시위. 폭력시위로까지 번지며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시위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지난 토요일,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을 저지하려는 영화인들의 외침이 정점에 달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최민식, 문소리, 황정민, 이준기씨 등 많은 배우들이 참석 했는데요. 7월 1일부터 3일 동안 영화 제작도 멈춘 채 거리로 나온 5000여 명의 영화인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시위에 동참할 것을 시민들에게 요구했는데요. <인터뷰>안성기(영화배우) : “이러한 투쟁을 통해 우리는 한미 FTA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빼앗긴 스크린쿼터 146일을 기필코 되찾아 찾아 올 것이다.” 한쪽 차로를 막은 채, 직접 작성한 팻말을 들고 광화문까지 가두행진을 펼친 영화인들... 때문에 광화문 일대는 주말 내내 혼잡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1월 26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계획이 발표되자, 2월 4일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시작으로 장동건, 이준기 등 인기 배우, 감독들의 1인 시위가 계속 됐었죠. 전례 없던 톱스타들의 1인 시위가 이어지면서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가 영화 <왕의 남자> 천만관객 돌파시기와 맞물리면서, 한국영화에 자생력이 있음을 근거로 들며 축소를 찬성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높아졌습니다. 스크린 쿼터제 축소 찬반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볼까요. 먼저 축소를 반대하는 영화인들 입장은 이렇습니다. <인터뷰>장동건(영화배우) : “경제적인 측면 만으로만 봤을 때도 문화적인 이익이란 것들은 그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최민식(영화배우) : “우리가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국과 미국의 영화를 놓고, 문화를 놓고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전도연(영화배우) : “스크린쿼터가 축소된다면 무엇으로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물량 공세를 막아낼 수 있겠는가?” <인터뷰>문근영(영화배우) : “스크린 쿼터의 축소로 야기될 한국 영화 산업의 앞날은 4000억 원이 아니라 4조 원을 들여서도 복구할 수 없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저예산 영화는 배급사를 찾지 못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다가, 끝내는 영화계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실제 스크린 쿼터제 축소를 받아들였던 멕시코의 경우인데요. 스크린쿼터비율이 30%에 달했던 93년의 경우 53편의 영화를 제작했으나, 스크린쿼터가 완전 폐지된 98년 이후 매년 10여 편밖에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이해영(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 : “(스크린쿼터 축소로 인한 문제점은?) 스크린쿼터 축소는 곧 바로 투자의 축소로 이어지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투자가 축소되면 영화 제작 편수가 줄어듭니다. 매출이 줄어들겠죠. 그리고 매출이 줄어들면 영화인들의 고용이 어려워집니다. 다시 영화인들의 고용이 어려워지면서 영화인들이 줄어드는 거죠. 이런 것들의 악순환의 고리에 맞물려 들어갈 경우에 한국영화의 앞날은 그렇게 밝지 않다.” 하지만 축소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올해 초 우리영화들이 거두었던 선전을 예로 들며 더 이상 스크린쿼터 뒤로만 숨어 경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조희문(상명대학교 영상학부 교수 겸 영화평론가) : “(미국영화의 선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미국영화는) 일방적으로 한국영화를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경쟁하면서 이겨나가야 되는 라이벌이고, 함께 어울려서 같이 커나갈 때 한국영화 발전을 더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왕의 남자>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는 우리영화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여론은 스크린 쿼터제 축소 반대쪽이 조금 우세했었는데요. 하지만 인기영화인들의 시위가 연일 보도되면서 스크린 쿼터제의 본질을 설득시키려 하기 보단 스타들을 앞세워 여론을 몰아가는 데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 정권과 특정정당에 대한 감정적인 공격들이 이어지면서, 비방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하기도 했죠. <인터뷰>박중훈(영화배우) : “할리우드 영화는 다른 영화가 성장하는 것을 결코 묵과하지 않는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자국의 젊은이들을 전쟁의 제단에 바치는 그런 나라 아니던가.” <인터뷰>문소리(영화배우) : “그는 직위로는 대통령이나 권위로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그래서 측은하다.” 시위장은 폭력까지 난무하면서 영화계의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겠다는 취지가 얼룩지기도 했었는데요. <인터뷰>시민 : “시위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요. 일반 사람들에게 피해는 안 줬으면 좋겠어요. 요즘 장사도 잘 안되는데...” <인터뷰>시민 : “민폐는 끼치지 말고 해야죠. 좋은데... 민폐는 끼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인터뷰>조희문(상명대학교 영상학부 교수 겸 영화평론가) : “이제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라고 보고, 이 시점을 계기로 삼아서 한국영화가 새로운 각오로 관객들에게 접근하고, 더 좋은 영화를 만드는 계기로 삼고, 도약의 계기로 활용하는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린 쿼터제 축소효력 사흘째이자 시위 마지막 날인 오늘... 또다시 많은 혼잡이 예상되는데요. 전근대적 시위라는 비난여론까지 짊어진 영화인들이, 과연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켜 정부의 축소결정을 번복시킬 수 있을지... 시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