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복원 적어도 10년 걸린다

입력 2007.12.10 (22:12) 수정 2007.12.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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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도 방제작업이 바쁘게 이뤄졌습니다만 유출량이 워낙많아 바다 생태계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완전히 회복되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영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안군의 한 작은 해수욕장.

유출된 기름이 해안 전역을 뒤덮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제 작업에 나선 사람은 마을 주민 10여 명뿐입니다.

<인터뷰>권흥순(마을주민):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보니까, 찾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살지."

기름이 10센티미터 이상 쌓여 있는 이 해안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방제작업에도 손길이 모자라다 보니 생태 피해 조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평주(서산·태안환경연합 사무국장): "방제작업과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생태 피해 조사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에 유출된 원유는 휘발유보다 점도가 훨씬 강합니다.

따라서 갯벌에 스며들 경우 회복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원유가 자연 상태에서 완전히 분해되려면 산소 등이 잘 공급된다는 가정 아래 짧아도 2년 이상이 걸립니다.

원유가 바위틈에 끼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길게는 십 년이 훨씬 넘게 걸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최옥인(국립수산과학원 환경연구팀 연구원): "기름 유출 피해에서 생태계가 원상 회복되기 위해서는 독성에다 분해 시간까지 감안하면 수년이 걸린다."

실제로 지난 1995년 7월 시프린스호가 침몰한 여수 인근 해역에는 아직도 유출사고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특히 토양에서는 유출된 기름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989년 4만 톤의 기름이 유출돼 최악의 해양사고로 기록된 알래스카의 엑손 발데스호 침몰사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해변의 땅을 파보면 여전히 기름 성분이 스며 나오고 있습니다.

오염 후유증이 계속되면서 연간 12만 톤에 이르던 청어잡이도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듄 랭카드(알래스카 코르도바항 어민): "코르도바는 미국 내에서 8번째로 해산물을 많이 잡던 항구도시였었는데, 사고 이후 100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모든 경제가 곤두박질쳤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이번 사고의 원유 유출량은 시프린스호 사고 때의 배가 넘습니다.

생태계 복원은 유출된 기름을 초기에 얼마나 꼼꼼히 제거하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앞으로 한 달여 동안 방제작업을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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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계 복원 적어도 10년 걸린다
    • 입력 2007-12-10 21:23:24
    • 수정2007-12-10 22: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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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도 방제작업이 바쁘게 이뤄졌습니다만 유출량이 워낙많아 바다 생태계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완전히 회복되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영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안군의 한 작은 해수욕장. 유출된 기름이 해안 전역을 뒤덮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제 작업에 나선 사람은 마을 주민 10여 명뿐입니다. <인터뷰>권흥순(마을주민):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보니까, 찾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살지." 기름이 10센티미터 이상 쌓여 있는 이 해안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방제작업에도 손길이 모자라다 보니 생태 피해 조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평주(서산·태안환경연합 사무국장): "방제작업과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생태 피해 조사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에 유출된 원유는 휘발유보다 점도가 훨씬 강합니다. 따라서 갯벌에 스며들 경우 회복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원유가 자연 상태에서 완전히 분해되려면 산소 등이 잘 공급된다는 가정 아래 짧아도 2년 이상이 걸립니다. 원유가 바위틈에 끼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길게는 십 년이 훨씬 넘게 걸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최옥인(국립수산과학원 환경연구팀 연구원): "기름 유출 피해에서 생태계가 원상 회복되기 위해서는 독성에다 분해 시간까지 감안하면 수년이 걸린다." 실제로 지난 1995년 7월 시프린스호가 침몰한 여수 인근 해역에는 아직도 유출사고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특히 토양에서는 유출된 기름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989년 4만 톤의 기름이 유출돼 최악의 해양사고로 기록된 알래스카의 엑손 발데스호 침몰사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해변의 땅을 파보면 여전히 기름 성분이 스며 나오고 있습니다. 오염 후유증이 계속되면서 연간 12만 톤에 이르던 청어잡이도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듄 랭카드(알래스카 코르도바항 어민): "코르도바는 미국 내에서 8번째로 해산물을 많이 잡던 항구도시였었는데, 사고 이후 100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모든 경제가 곤두박질쳤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이번 사고의 원유 유출량은 시프린스호 사고 때의 배가 넘습니다. 생태계 복원은 유출된 기름을 초기에 얼마나 꼼꼼히 제거하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앞으로 한 달여 동안 방제작업을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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