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세불리기’ 경쟁

입력 2007.12.17 (22:20) 수정 2007.12.1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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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선 후보 검증, 오늘은 주요 후보들의 마구잡이식 세불리기 경쟁을 짚어보겠습니다. 물론 한표가 아쉽다고는 하지만 정치 발전을 위해 과연 바람직한 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이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BBK 관련 검찰 수사 결과 발표(지난 5일): "이명박 후보 주가 조작 관련 없다."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난 5일.

검찰 발표 직후 열린 한나라당 회의 석상입니다.

<녹취> 강재섭(한나라당 대표/지난 5일): "김종필 전화 와서 정권 교체 위해 도우겠다고 하셨다."

이튿날 이명박 후보는 김종필 전 총재를 직접 찾았습니다.

<녹취> 김종필: "그대로 19일을 향해 총 매진하셔야지."
<녹취> 이명박: "잘 좀 도와주십시요."

하지만 지난 97년 대선에서는 이른바 DJP 연합을 통해 한나라당의 전신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공격에 앞장섰습니다.

<녹취> 김종필(자민련 총재/97년 12월): "내일 모레 육모 방망이로 심판하고 그들을 끌어내리고 김대중 후보를 대통령으로..."



지난 4일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장전형 전 민주당 대변인.

<녹취> 장전형(전 민주당 대변인/지난 4일): "한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최적임자는 이명박이라는 신념이 섰다."

하지만 불과 5년 전 2002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저격수를 자임했던 인물입니다.

<녹취> 장전형(민주당 부대변인 2002년 10월): "한나라당은 거짓말을 사주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냐."

이명박 후보로부터 BBK 회장 직함이 찍힌 명함을 받았다며, 이를 공개한 이장춘 전 대사.

이 전 대사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녹취> 이장춘(전 대사/지난 13일): "정동영 후보의 정의감과 결단력과 리더십을 기대하고 우리 모두 단결하면 이 야릇한 국난을 이겨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전 대사는 정동영 후보의 핵심정책인 남북 화해 협력 정책을 줄곧 비판해 온 대표적인 보수 쪽 인사입니다.

대선 전날까지도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이인제, 문국현 후보에 대해 공동정부와 연립정부 등을 제안하고 있는 정동영 후보의 행보도 가치나 정책보다는 세 불리기에 치중돼 있습니다.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혁규 전 지사.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현 정부의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됐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열린우리당 방북단을 이끌고 평양까지 방문했습니다.

<녹취> 김혁규: "이번 방북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아주 유익한 만남이었다."

이랬던 그가 참여정부를 좌파 정권으로 규정하고 대북 경협은 퍼주기라고 주장하는 이회창 후보 손을 들어준 겁니다.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이회창 후보 손을 들고 나선 이윤수, 안동선 전 의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르던 대표적인 동교동계 인사였다는 점에서 혼란스런 대선전 이합집산의 한 사례입니다.

<인터뷰> 정창화(단국대 교수/KBS 정책검증 자문위원): "철학과 소신의 부재다. 무분별한 세 불리기는 선거 후 자칫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동안 대선, 총선 등 정치적 격변기마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은 되풀이돼 왔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치를 퇴보시킨다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소신도 철학도 찾기 힘든 무분별한 줄서기, 이를 아랑곳 하지 않고 지지층 확산에만 신경 쓰는 후보들.

정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도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심판해야 할 대목입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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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분별한 ‘세불리기’ 경쟁
    • 입력 2007-12-17 21:27:41
    • 수정2007-12-17 22: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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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선 후보 검증, 오늘은 주요 후보들의 마구잡이식 세불리기 경쟁을 짚어보겠습니다. 물론 한표가 아쉽다고는 하지만 정치 발전을 위해 과연 바람직한 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이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BBK 관련 검찰 수사 결과 발표(지난 5일): "이명박 후보 주가 조작 관련 없다."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난 5일. 검찰 발표 직후 열린 한나라당 회의 석상입니다. <녹취> 강재섭(한나라당 대표/지난 5일): "김종필 전화 와서 정권 교체 위해 도우겠다고 하셨다." 이튿날 이명박 후보는 김종필 전 총재를 직접 찾았습니다. <녹취> 김종필: "그대로 19일을 향해 총 매진하셔야지." <녹취> 이명박: "잘 좀 도와주십시요." 하지만 지난 97년 대선에서는 이른바 DJP 연합을 통해 한나라당의 전신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공격에 앞장섰습니다. <녹취> 김종필(자민련 총재/97년 12월): "내일 모레 육모 방망이로 심판하고 그들을 끌어내리고 김대중 후보를 대통령으로..." 지난 4일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장전형 전 민주당 대변인. <녹취> 장전형(전 민주당 대변인/지난 4일): "한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최적임자는 이명박이라는 신념이 섰다." 하지만 불과 5년 전 2002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저격수를 자임했던 인물입니다. <녹취> 장전형(민주당 부대변인 2002년 10월): "한나라당은 거짓말을 사주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냐." 이명박 후보로부터 BBK 회장 직함이 찍힌 명함을 받았다며, 이를 공개한 이장춘 전 대사. 이 전 대사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녹취> 이장춘(전 대사/지난 13일): "정동영 후보의 정의감과 결단력과 리더십을 기대하고 우리 모두 단결하면 이 야릇한 국난을 이겨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전 대사는 정동영 후보의 핵심정책인 남북 화해 협력 정책을 줄곧 비판해 온 대표적인 보수 쪽 인사입니다. 대선 전날까지도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이인제, 문국현 후보에 대해 공동정부와 연립정부 등을 제안하고 있는 정동영 후보의 행보도 가치나 정책보다는 세 불리기에 치중돼 있습니다.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혁규 전 지사.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현 정부의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됐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열린우리당 방북단을 이끌고 평양까지 방문했습니다. <녹취> 김혁규: "이번 방북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아주 유익한 만남이었다." 이랬던 그가 참여정부를 좌파 정권으로 규정하고 대북 경협은 퍼주기라고 주장하는 이회창 후보 손을 들어준 겁니다.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이회창 후보 손을 들고 나선 이윤수, 안동선 전 의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르던 대표적인 동교동계 인사였다는 점에서 혼란스런 대선전 이합집산의 한 사례입니다. <인터뷰> 정창화(단국대 교수/KBS 정책검증 자문위원): "철학과 소신의 부재다. 무분별한 세 불리기는 선거 후 자칫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동안 대선, 총선 등 정치적 격변기마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은 되풀이돼 왔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치를 퇴보시킨다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소신도 철학도 찾기 힘든 무분별한 줄서기, 이를 아랑곳 하지 않고 지지층 확산에만 신경 쓰는 후보들. 정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도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심판해야 할 대목입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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