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7년의 기록]① 아동학대로 멍든 10만…숨진 아동 3분의 1은 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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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98cm, 몸무게 13.5kg. 만 5살 도윤이(가명)는 올해 1월 발견 당시 또래보다 한참 체구가 작았습니다. 신장과 체중이 또래의 하위 1%에 해당할 정도로 발육이 부진했습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5달 넘게 살았던 곳은 비좁은 차량. 씻는 건 공중화장실에서, 3~5일 간격으로 찬물로 샤워해야 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갑자기 모텔과 원룸 생활을 접고 차량 생활을 시작한 건, 둘째에 이어 막내 동생까지 하늘나라로 간 직후였습니다. 도윤이와 연년생, 민영이(가명)는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숨을 거뒀고, 두 살 터울 막내 도진이(가명)도 생후 9개월 만에 누나 곁으로 갔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아이들이 숨졌을 때마다, 이를 숨기려고 야밤에 시신을 땅에 묻었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아빠는 '민영이가 우는 소리에 짜증이 나서 이불로 아이 얼굴까지 덮은 뒤 방치했다'라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도진이의 경우도 '아기가 너무 울어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목젖 윗부분을 눌렀다'는 기존의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했습니다.
■ "아빠가 때려 아팠어요"...형제에게 "싸워" 동영상 촬영까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된 휴대폰 영상. 엄마는 촬영을 시작하며 당시 생후 4개월 도진이와 만 3살 도윤이를 향해 "싸워"라고 외칩니다. 아빠는 몸도 못 가누는 아기의 양팔을 붙잡고 '권투 흉내'를 내며 형을 때립니다. 아기의 머리가 심하게 흔들렸고, 도윤이는 크게 울음을 터뜨렸지만, 아빠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형에게도 동생을 때리도록 부추깁니다.
"아빠가 머리도 때리고 얼굴도 때려 아팠어요." 얼굴에 검푸른 멍 자국이 남았던 도윤이가 경찰 조사에서 한 말입니다. 아빠는 종종 도윤이가 시끄럽게 논다며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손가락을 튕겨 뺨을 때렸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2015년생 아동들이 집에 잘 있는지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주민센터 직원이 도윤이네가 이사한 뒤 행방이 묘연하자 경찰에 신고했고, 이를 통해 하마터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 2012~2018년 아동학대 10만 건...연평균 20%씩 급증
도윤이네 3남매처럼 학대의 상처가 드리운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보건복지부가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 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표한 통계를 수집해 전수 분석했습니다. 2019년 통계는 잠정치라 분석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7년간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10만 6백여 건에 달했습니다. 한 해 평균 만 4천 건이 넘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6천4백여 건에서 2018년 2만 4천6백여 건으로 4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연평균 21%씩 증가했는데, 특히 2014년과 2016년에는 전년 대비 각각 48%, 60%가량 급증했습니다.
2014년엔 전년에 발생한 '경북 칠곡 학대 사망사건'의 영향으로 아동학대처벌법이 제정되면서 학대 신고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2016년 역시 전년에 발생한 '인천 초등생 감금 학대 및 탈출사건'을 계기로 일제점검이 실시되면서 발견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올해 6월 충남 천안에서도 9살 아이가 여행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충격적인 사건은 잇따르고 있고, 학대 건수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 '중복 학대'가 절반...정서학대·신체학대 비중 해마다 늘어
'때리고, 형제끼리 싸움을 부추기고, 차에서 키우고'...도윤이 남매가 받은 학대는 그야말로 각종 학대의 종합판이었습니다. 아동학대를 유형별로 구분하면,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요. 그리고 이 유형들이 두 가지 이상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중복학대'로 집계됩니다.
2018년 기준,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한 건 중복학대로 전체의 47.9%, 절반에 달했는데요. 그만큼 여러 학대를 동시에 겪었던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중복학대'라는 이름으로 묶이면 학대의 세부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아, 4가지 유형을 기준으로 중복 집계해 다시 비중을 산출해봤습니다.
해가 갈수록 정서학대와 신체학대의 비중은 크게 늘어난 반면, 방임은 비중이 줄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정서학대 비중은 70.5%로 6년 전보다 11.4% 포인트나 늘었습니다. 신체학대는 2018년 57%를 기록했는데, 6년 전과 비교하면 12.4% 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면 방임은 6년 사이 26.9% 포인트 감소해 2018년에는 17.6%를 기록했습니다.
■ "영유아가 학대에 가장 취약하지만...발견은 어려운 게 현실"
연령별로 보면 어땠을까요? 학대받은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10대 초반의 비중이 높고, 영유아의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보면, 만 13~15세 사이가 24.7%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12세(22.2%), 7~9세(17.5%) 등의 순이었습니다. 1세 미만은 2.0%에 불과했는데, 해가 갈수록 1세 미만 영아의 비중은 하락세입니다. 이에 대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굿네이버스 이순기 아동권리사업본부 복지사업부장은 "아동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를 가기 전까지는 학대 상황을 발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합니다.
대부분의 나이 대에서 정서학대와 신체학대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는데요. 특징적인 건 1세 미만은 방임의 비율이 62.2%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이후 연령대로 갈수록 정서학대와 신체학대 비중이 높았습니다. 언뜻 보면 나이가 많은 아이일수록 더 심한 학대를 당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면엔 또 다른 사실도 있습니다.
영유아는 방임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이순기 부장은 "영유아들은 스스로 피해 사실을 증언할 수 없기 때문에, 방임 등 관찰되는 학대행위에 대한 판단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어린아이일수록 학대에 노출되면 더 큰 피해를 입는다"며 우려합니다.
■ 숨진 아동 36%는 '1세 미만 영아'..."병원 출생등록 의무화 필요"
도윤이의 두 동생은 태어나 4계절을 다 보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이처럼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학대로 숨진 아이들은 157명에 이르는데요. 특히 영유아들은 신체적 발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대로 인한 사망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숨진 학대 아동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1세 미만 영아로 35.7%에 달했습니다. 숨진 아이들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돌도 안 된 아기들인 겁니다. 3세 이하로 넓게 보면 64.3%에 달합니다.
부모가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숨진 사실을 은폐하면 이를 발견하기도 어렵습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는 '아동학대 방지 및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병원 출생이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에, 병원에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 자동적으로 출생등록 되도록 한다면 가장 취약한 영아기 사망을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굿네이버스 이순기 부장은 "미국은 영유아 가정방문서비스 등을 통해 직접 아동의 건강상태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기 때문에 영유아 학대 발견율이 높다"며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또 "영유아 검진을 필수화하는 등 영유아 건강검진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유없는 학대, 학대의 그늘은 짙어"..."고위험 가정 집중 방문해야"
학대를 받는 아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아이들이었습니다. 2018년 기준, 피해아동 특성을 항목별로 중복 집계해 분석한 결과, '특성 없음'이 9900여 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어떤 특징적인 지표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특성이 드러난 경우는 불안> 반항·충동·공격성> 약물·흡연·음주 등의 순으로 이어졌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징들은 학대를 유발하는 원인이 됐다기 보다, 오히려 학대가 미친 부정적인 영향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도윤이는 발견 당시, 심각한 신체발육부진뿐만 아니라 정서적 불안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요. 법원은 이를 두고 부모의 학대가 도윤이의 신체와 정신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른바 '학대의 흔적'인 셈입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위기 아동 '조기 발견' 체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익중 교수는 "정부가 41종 행정자료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위기 아동을 발견하고 있지만, 담당 인력이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며 "고위험 집단에 대해 집중적인 가정방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각지대 속 미처 발견되지 않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대체 누가 아이들을 때리고 숨지게 하는지, 내일은 계속해서 가해자들의 민낯을 들여다봅니다.
[연관기사]
[인터랙티브] 아동학대, 7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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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7년의 기록]②데이터가 말해주는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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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7년의 기록]③ 태어나자마자 '학대'부터…데이터가 말하는 가해자의 민낯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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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7년의 기록]④ 눈감은 신고의무자…아동보호전문기관은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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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7년의 기록]⑤ 학대 확인돼도 '속수무책'…처벌도 주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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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7년의 기록]⑥ 학대 10%는 재발…악순환 계속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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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7년의 기록]⑦ 통계 공개 ‘반토막’…기준도 들쭉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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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7년의 기록]⑧ 학대 증가 못 따라가는 ‘땜질’ 대책…“실행이라도 제대로”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8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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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① 아동학대로 멍든 10만…숨진 아동 3분의 1은 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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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8-24 07:01:53
- 수정2020-08-30 08:09:02
키 98cm, 몸무게 13.5kg. 만 5살 도윤이(가명)는 올해 1월 발견 당시 또래보다 한참 체구가 작았습니다. 신장과 체중이 또래의 하위 1%에 해당할 정도로 발육이 부진했습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5달 넘게 살았던 곳은 비좁은 차량. 씻는 건 공중화장실에서, 3~5일 간격으로 찬물로 샤워해야 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갑자기 모텔과 원룸 생활을 접고 차량 생활을 시작한 건, 둘째에 이어 막내 동생까지 하늘나라로 간 직후였습니다. 도윤이와 연년생, 민영이(가명)는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숨을 거뒀고, 두 살 터울 막내 도진이(가명)도 생후 9개월 만에 누나 곁으로 갔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아이들이 숨졌을 때마다, 이를 숨기려고 야밤에 시신을 땅에 묻었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아빠는 '민영이가 우는 소리에 짜증이 나서 이불로 아이 얼굴까지 덮은 뒤 방치했다'라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도진이의 경우도 '아기가 너무 울어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목젖 윗부분을 눌렀다'는 기존의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했습니다.
■ "아빠가 때려 아팠어요"...형제에게 "싸워" 동영상 촬영까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된 휴대폰 영상. 엄마는 촬영을 시작하며 당시 생후 4개월 도진이와 만 3살 도윤이를 향해 "싸워"라고 외칩니다. 아빠는 몸도 못 가누는 아기의 양팔을 붙잡고 '권투 흉내'를 내며 형을 때립니다. 아기의 머리가 심하게 흔들렸고, 도윤이는 크게 울음을 터뜨렸지만, 아빠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형에게도 동생을 때리도록 부추깁니다.
"아빠가 머리도 때리고 얼굴도 때려 아팠어요." 얼굴에 검푸른 멍 자국이 남았던 도윤이가 경찰 조사에서 한 말입니다. 아빠는 종종 도윤이가 시끄럽게 논다며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손가락을 튕겨 뺨을 때렸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2015년생 아동들이 집에 잘 있는지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주민센터 직원이 도윤이네가 이사한 뒤 행방이 묘연하자 경찰에 신고했고, 이를 통해 하마터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 2012~2018년 아동학대 10만 건...연평균 20%씩 급증
도윤이네 3남매처럼 학대의 상처가 드리운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보건복지부가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 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표한 통계를 수집해 전수 분석했습니다. 2019년 통계는 잠정치라 분석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7년간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10만 6백여 건에 달했습니다. 한 해 평균 만 4천 건이 넘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6천4백여 건에서 2018년 2만 4천6백여 건으로 4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연평균 21%씩 증가했는데, 특히 2014년과 2016년에는 전년 대비 각각 48%, 60%가량 급증했습니다.
2014년엔 전년에 발생한 '경북 칠곡 학대 사망사건'의 영향으로 아동학대처벌법이 제정되면서 학대 신고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2016년 역시 전년에 발생한 '인천 초등생 감금 학대 및 탈출사건'을 계기로 일제점검이 실시되면서 발견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올해 6월 충남 천안에서도 9살 아이가 여행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충격적인 사건은 잇따르고 있고, 학대 건수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 '중복 학대'가 절반...정서학대·신체학대 비중 해마다 늘어
'때리고, 형제끼리 싸움을 부추기고, 차에서 키우고'...도윤이 남매가 받은 학대는 그야말로 각종 학대의 종합판이었습니다. 아동학대를 유형별로 구분하면,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요. 그리고 이 유형들이 두 가지 이상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중복학대'로 집계됩니다.
2018년 기준,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한 건 중복학대로 전체의 47.9%, 절반에 달했는데요. 그만큼 여러 학대를 동시에 겪었던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중복학대'라는 이름으로 묶이면 학대의 세부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아, 4가지 유형을 기준으로 중복 집계해 다시 비중을 산출해봤습니다.
해가 갈수록 정서학대와 신체학대의 비중은 크게 늘어난 반면, 방임은 비중이 줄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정서학대 비중은 70.5%로 6년 전보다 11.4% 포인트나 늘었습니다. 신체학대는 2018년 57%를 기록했는데, 6년 전과 비교하면 12.4% 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면 방임은 6년 사이 26.9% 포인트 감소해 2018년에는 17.6%를 기록했습니다.
■ "영유아가 학대에 가장 취약하지만...발견은 어려운 게 현실"
연령별로 보면 어땠을까요? 학대받은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10대 초반의 비중이 높고, 영유아의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보면, 만 13~15세 사이가 24.7%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12세(22.2%), 7~9세(17.5%) 등의 순이었습니다. 1세 미만은 2.0%에 불과했는데, 해가 갈수록 1세 미만 영아의 비중은 하락세입니다. 이에 대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굿네이버스 이순기 아동권리사업본부 복지사업부장은 "아동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를 가기 전까지는 학대 상황을 발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합니다.
대부분의 나이 대에서 정서학대와 신체학대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는데요. 특징적인 건 1세 미만은 방임의 비율이 62.2%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이후 연령대로 갈수록 정서학대와 신체학대 비중이 높았습니다. 언뜻 보면 나이가 많은 아이일수록 더 심한 학대를 당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면엔 또 다른 사실도 있습니다.
영유아는 방임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이순기 부장은 "영유아들은 스스로 피해 사실을 증언할 수 없기 때문에, 방임 등 관찰되는 학대행위에 대한 판단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어린아이일수록 학대에 노출되면 더 큰 피해를 입는다"며 우려합니다.
■ 숨진 아동 36%는 '1세 미만 영아'..."병원 출생등록 의무화 필요"
도윤이의 두 동생은 태어나 4계절을 다 보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이처럼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학대로 숨진 아이들은 157명에 이르는데요. 특히 영유아들은 신체적 발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대로 인한 사망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숨진 학대 아동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1세 미만 영아로 35.7%에 달했습니다. 숨진 아이들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돌도 안 된 아기들인 겁니다. 3세 이하로 넓게 보면 64.3%에 달합니다.
부모가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숨진 사실을 은폐하면 이를 발견하기도 어렵습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는 '아동학대 방지 및 피해아동 보호를 위한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병원 출생이 거의 100%에 가깝기 때문에, 병원에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 자동적으로 출생등록 되도록 한다면 가장 취약한 영아기 사망을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굿네이버스 이순기 부장은 "미국은 영유아 가정방문서비스 등을 통해 직접 아동의 건강상태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기 때문에 영유아 학대 발견율이 높다"며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또 "영유아 검진을 필수화하는 등 영유아 건강검진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유없는 학대, 학대의 그늘은 짙어"..."고위험 가정 집중 방문해야"
학대를 받는 아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아이들이었습니다. 2018년 기준, 피해아동 특성을 항목별로 중복 집계해 분석한 결과, '특성 없음'이 9900여 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어떤 특징적인 지표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특성이 드러난 경우는 불안> 반항·충동·공격성> 약물·흡연·음주 등의 순으로 이어졌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징들은 학대를 유발하는 원인이 됐다기 보다, 오히려 학대가 미친 부정적인 영향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도윤이는 발견 당시, 심각한 신체발육부진뿐만 아니라 정서적 불안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요. 법원은 이를 두고 부모의 학대가 도윤이의 신체와 정신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른바 '학대의 흔적'인 셈입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위기 아동 '조기 발견' 체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익중 교수는 "정부가 41종 행정자료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위기 아동을 발견하고 있지만, 담당 인력이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며 "고위험 집단에 대해 집중적인 가정방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각지대 속 미처 발견되지 않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대체 누가 아이들을 때리고 숨지게 하는지, 내일은 계속해서 가해자들의 민낯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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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데이터 시각화: 권세라
인터랙티브 UX/UI 디자인&개발: 김명윤, 공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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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향 기자 nausik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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