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대물림

입력 2005.10.05 (22:1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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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성그룹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결국 소유지배구조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순환출자 방식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이재용 씨에 대한 변칙적인 대물림, 한보경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겨우 0.84%의 그룹지분을 갖고 있는 이건희 회장 일가가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계열사간 순환출자 구조 입니다.

그리고 전자, 카드로 이어지는 내부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재벌금융계열 회사의 비금융회사 지분을 5%로 묶는 현행 금산법을 비껴가면서, 국감장에선 연일 삼성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김현미(열린우리당 의원 /정무위 국감): "정부가 하라는대로 한 회사들은 손실보고 정부에맞짱 뜬 삼성은 이익을 보는 게임으로 가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삼성은 5% 초과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하며, 전근대적인 순환출자방식을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김상조(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삼성은 우리나라 재벌 중에서도 유일하게 계열 금융 기관의 고객의 돈을 이용해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라는 점에서 대단히 예외적인 것이다"

소유지배 구조에 정답이 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재벌의 순환출자나 경영승계도 위험의 분산이나 신속한 의사결정 등 장점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이승철 전경련 경제조사실장: "삼성이 선택할 문제이고, 삼성이 처한 사회적 환경과 국제경쟁,산업의 특성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지 제3자가 이래라저래라 할 사항이 아닙니다."

또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삼성전자를 초일류기업으로 키웠듯이, 재벌구조의 경쟁력도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정승일 박사(대안정책연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그 가족과 타협하고 합의하고 국민경제를 위해서 이런 기업집단들이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에 대해서 약속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삼성의 소유지배 구조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의 축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경영권 승계 문젭니다.

어제 법원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재용씨의 변칙상속에 대한 논란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95 년 재용씨는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60억 여원으로 삼성엔지니어린 등의 주식을 사 55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남겼습니다.

다시 이 돈으로 에버랜드 등의 알짜 계열사의 지분을 늘려, 16억원의 증여세만 내고 시가 1조원이 넘는 삼성 계열사 지분을 손에 넣게 된 셈입니다.

'세금없는 변칙적인 대물림'이라는 비판입니다.

여기에다 경영능력이 검증 안된 3세에게 국민의 세금과 노동력으로 키워진 거대그룹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인터뷰>조돈명(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닥칠지 모르는데 그렇다면 위기에 대한 대처 능력과 혁신적인 마인드 등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삼성의 소유지배구조와 변칙상속 문제는 한국의 재벌들이 공통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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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칙 대물림
    • 입력 2005-10-05 21:01:52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멘트> 삼성그룹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결국 소유지배구조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순환출자 방식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이재용 씨에 대한 변칙적인 대물림, 한보경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겨우 0.84%의 그룹지분을 갖고 있는 이건희 회장 일가가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계열사간 순환출자 구조 입니다. 그리고 전자, 카드로 이어지는 내부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재벌금융계열 회사의 비금융회사 지분을 5%로 묶는 현행 금산법을 비껴가면서, 국감장에선 연일 삼성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김현미(열린우리당 의원 /정무위 국감): "정부가 하라는대로 한 회사들은 손실보고 정부에맞짱 뜬 삼성은 이익을 보는 게임으로 가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삼성은 5% 초과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하며, 전근대적인 순환출자방식을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김상조(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삼성은 우리나라 재벌 중에서도 유일하게 계열 금융 기관의 고객의 돈을 이용해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라는 점에서 대단히 예외적인 것이다" 소유지배 구조에 정답이 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재벌의 순환출자나 경영승계도 위험의 분산이나 신속한 의사결정 등 장점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이승철 전경련 경제조사실장: "삼성이 선택할 문제이고, 삼성이 처한 사회적 환경과 국제경쟁,산업의 특성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지 제3자가 이래라저래라 할 사항이 아닙니다." 또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삼성전자를 초일류기업으로 키웠듯이, 재벌구조의 경쟁력도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정승일 박사(대안정책연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그 가족과 타협하고 합의하고 국민경제를 위해서 이런 기업집단들이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에 대해서 약속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삼성의 소유지배 구조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의 축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경영권 승계 문젭니다. 어제 법원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재용씨의 변칙상속에 대한 논란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95 년 재용씨는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60억 여원으로 삼성엔지니어린 등의 주식을 사 55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남겼습니다. 다시 이 돈으로 에버랜드 등의 알짜 계열사의 지분을 늘려, 16억원의 증여세만 내고 시가 1조원이 넘는 삼성 계열사 지분을 손에 넣게 된 셈입니다. '세금없는 변칙적인 대물림'이라는 비판입니다. 여기에다 경영능력이 검증 안된 3세에게 국민의 세금과 노동력으로 키워진 거대그룹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인터뷰>조돈명(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닥칠지 모르는데 그렇다면 위기에 대한 대처 능력과 혁신적인 마인드 등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삼성의 소유지배구조와 변칙상속 문제는 한국의 재벌들이 공통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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