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고단한 우리들의 ‘아버지’

입력 2007.05.01 (22:16) 수정 2007.05.0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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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버지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또 여러분은 자녀에게 어떤 아버지인가요?

가정의 달을 맞아 KBS 9시뉴스에선 우리시대 아버지를 조명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아내와 자식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희생하지만 정작 가족과는 멀어지는 아버지들의 고단한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하송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43살의 가장 홍순기씨가 바삐 출근 준비를 합니다.

<인터뷰> 홍순기(동부생명 영업교육팀장): "일찍 가 있어야 우리 팀원들도 같이 빨리빨리 나오니까..."

회사에선 직원 10명을 이끄는 팀장, 눈코뜰새 없이 업무가 밀려듭니다.

아빠가 바쁜 사이,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시시콜콜 하루 일과를 엄마에게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홍은표(중학교 3학년): (아빠랑은 평소에 얘기 많이 해요?) "평일 날에는 거의 아빠 만나지도 못하는데..."

밤 10시가 돼서야 사무실을 나서는 홍씨, 자녀들 얼굴보기도 힘든 현실 때문에 아버지는 점차 자녀의 교육과 양육 과정에서 멀어지기 십상입니다.

<인터뷰> 홍순기: "제가 피곤해서 가족이 행복할 수 만 있다면 큰 보람아니겠어요."

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위해 자기 자신은 철저히 희생하는 아버지들도 늘고 있습니다.

자녀들을 외국으로 떠나보낸 기러기 아빠만 이제 20만명이 넘습니다.

<녹취> 9년차 기러기 아빠: "혼자 밥 먹으러 식당에 찾아가는 날은 죽기보다 싫죠."

견디기 힘든 외로움은 기러기 아빠들을 죽음으로 내몰기도 합니다.

평일 오전 북한산 자락. 5~60대 남성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대부분 30년 넘게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 퇴직 가장들이지만 너도나도 허무함과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녹취> 60대 퇴직 가장: " 아버지가 대학교까지 다 가르쳤어도 아버지는 아무것도 아니야. 전부 엄마편이야..."

<녹취> 50대 퇴직 가장: "열심히 살았죠. 자식은 몰라요. 전혀 몰라..."

가족을 위해 바빴지만 아버지는 정작 그 이유 때문에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아무리 바쁘고 시간이 없고 피곤하시더라도 대화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드실 것, 공부하셔야 돼요. 세상이 변했기 때문에..."

경제적 부양뿐 아니라 가정 내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 진정 가족들을 사랑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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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롭고 고단한 우리들의 ‘아버지’
    • 입력 2007-05-01 21:15:17
    • 수정2007-05-01 23:07:56
    뉴스 9
<앵커 멘트> 아버지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또 여러분은 자녀에게 어떤 아버지인가요? 가정의 달을 맞아 KBS 9시뉴스에선 우리시대 아버지를 조명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아내와 자식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희생하지만 정작 가족과는 멀어지는 아버지들의 고단한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하송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43살의 가장 홍순기씨가 바삐 출근 준비를 합니다. <인터뷰> 홍순기(동부생명 영업교육팀장): "일찍 가 있어야 우리 팀원들도 같이 빨리빨리 나오니까..." 회사에선 직원 10명을 이끄는 팀장, 눈코뜰새 없이 업무가 밀려듭니다. 아빠가 바쁜 사이,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시시콜콜 하루 일과를 엄마에게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홍은표(중학교 3학년): (아빠랑은 평소에 얘기 많이 해요?) "평일 날에는 거의 아빠 만나지도 못하는데..." 밤 10시가 돼서야 사무실을 나서는 홍씨, 자녀들 얼굴보기도 힘든 현실 때문에 아버지는 점차 자녀의 교육과 양육 과정에서 멀어지기 십상입니다. <인터뷰> 홍순기: "제가 피곤해서 가족이 행복할 수 만 있다면 큰 보람아니겠어요." 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위해 자기 자신은 철저히 희생하는 아버지들도 늘고 있습니다. 자녀들을 외국으로 떠나보낸 기러기 아빠만 이제 20만명이 넘습니다. <녹취> 9년차 기러기 아빠: "혼자 밥 먹으러 식당에 찾아가는 날은 죽기보다 싫죠." 견디기 힘든 외로움은 기러기 아빠들을 죽음으로 내몰기도 합니다. 평일 오전 북한산 자락. 5~60대 남성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대부분 30년 넘게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 퇴직 가장들이지만 너도나도 허무함과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녹취> 60대 퇴직 가장: " 아버지가 대학교까지 다 가르쳤어도 아버지는 아무것도 아니야. 전부 엄마편이야..." <녹취> 50대 퇴직 가장: "열심히 살았죠. 자식은 몰라요. 전혀 몰라..." 가족을 위해 바빴지만 아버지는 정작 그 이유 때문에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아무리 바쁘고 시간이 없고 피곤하시더라도 대화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드실 것, 공부하셔야 돼요. 세상이 변했기 때문에..." 경제적 부양뿐 아니라 가정 내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 진정 가족들을 사랑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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