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기름 제거’ 유화제 실효성 논란

입력 2007.12.13 (22:12) 수정 2007.12.1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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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태안앞바다에는 기름띠를 제거한다며 유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만 그 효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실험을 해본 결과 유화제는 제한적으로 또는 마지막 수단으로 써야 할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동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경은 기름으로 오염된 태안 앞바다에서 항공기와 함정을 동원해 일주일째 유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기름띠를 분해해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어민들은 화학 성분의 유화제가 2차 환경오염을 부른다며 사용에 반대합니다.

<인터뷰>성세경(충남 태안군 근흥면) : "지금 물 위에 표면에 보이지만 않을 뿐이지 밑으로 가라앉으면 역효과 아니냐고"

태안 앞바다에서 사용 중인 유화제와 수거된 원유, 그리고 바닷물을 떠다가 실험해 봤습니다.

기름띠 위에 유화제를 붓자마자 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물 전체가 뿌옇게 변합니다.

기름이 분해돼 모두 제거된 걸까?

현미경으로 4백 배를 확대해 봤습니다.

수 많은 원형 알갱이가 움직입니다.

10만 분의 1미터 정도 크기의 이 알갱이들은 모두 기름입니다.

유화제 때문에 미세한 알갱이로 분산되기만 할 뿐 기름은 바닷물 속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이 기름 알갱이는 바다 밑바닥에 침전될 뿐 아니라 끓는 점이 높아 잘 증발되지도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터뷰>박종목(박사) : "유화제가 기름을 물 속에 스며들게 해서 물 속에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기름의 독성이 훨씬 크지 않을까."

유화제를 써도 기름띠가 이렇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더 많은 유화제를 써야하고 더 많은 기름이 바다 속으로 퍼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경 측은 바다 속 미생물이 잘게 쪼개진 기름을 분해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이봉길(국장/해경) : "방제 기술 지원단, 즉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해양 전문가들은 미생물 분해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며 모든 기름제거 방법을 사용한 뒤 유화제 사용은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상진(박사/한국해양연구원) : "막을 방법이 없을 경우에 최종적으로 유화제를 뿌려서 표면에 있는 유류를 수중으로 분산시켜서 어장을 보호하고."

태안 연안에서 해경이 사용한 유화제는 모두 백40여 톤, 해경은 유화제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밀 연구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김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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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① ‘기름 제거’ 유화제 실효성 논란
    • 입력 2007-12-13 20:55:39
    • 수정2007-12-13 22: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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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태안앞바다에는 기름띠를 제거한다며 유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만 그 효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실험을 해본 결과 유화제는 제한적으로 또는 마지막 수단으로 써야 할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동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경은 기름으로 오염된 태안 앞바다에서 항공기와 함정을 동원해 일주일째 유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기름띠를 분해해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어민들은 화학 성분의 유화제가 2차 환경오염을 부른다며 사용에 반대합니다. <인터뷰>성세경(충남 태안군 근흥면) : "지금 물 위에 표면에 보이지만 않을 뿐이지 밑으로 가라앉으면 역효과 아니냐고" 태안 앞바다에서 사용 중인 유화제와 수거된 원유, 그리고 바닷물을 떠다가 실험해 봤습니다. 기름띠 위에 유화제를 붓자마자 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물 전체가 뿌옇게 변합니다. 기름이 분해돼 모두 제거된 걸까? 현미경으로 4백 배를 확대해 봤습니다. 수 많은 원형 알갱이가 움직입니다. 10만 분의 1미터 정도 크기의 이 알갱이들은 모두 기름입니다. 유화제 때문에 미세한 알갱이로 분산되기만 할 뿐 기름은 바닷물 속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이 기름 알갱이는 바다 밑바닥에 침전될 뿐 아니라 끓는 점이 높아 잘 증발되지도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터뷰>박종목(박사) : "유화제가 기름을 물 속에 스며들게 해서 물 속에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기름의 독성이 훨씬 크지 않을까." 유화제를 써도 기름띠가 이렇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더 많은 유화제를 써야하고 더 많은 기름이 바다 속으로 퍼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경 측은 바다 속 미생물이 잘게 쪼개진 기름을 분해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이봉길(국장/해경) : "방제 기술 지원단, 즉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해양 전문가들은 미생물 분해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며 모든 기름제거 방법을 사용한 뒤 유화제 사용은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상진(박사/한국해양연구원) : "막을 방법이 없을 경우에 최종적으로 유화제를 뿌려서 표면에 있는 유류를 수중으로 분산시켜서 어장을 보호하고." 태안 연안에서 해경이 사용한 유화제는 모두 백40여 톤, 해경은 유화제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밀 연구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김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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